서울 생활 9년차다.
엄밀하게 말하면 서울과 경기 지역을 번갈아 살았다.
그런데 대개 수도권을 서울로 생각하는 경향이 큰 듯해서 나 역시 ‘서울생활’로 말한다.
여하튼 이래저래 10여년을 보내온 서울 생활을 마감할 일이 생겼다.
그래서 서울 생활에서 좋았던 점과 안 좋았던 점을 헤아려본다.
직장을 다니면서 서울에 자주 출장을 오긴 해도 본격적으로 올라온 것은 밀레니엄이 시작된 2000년 1월이다. 떠오르는 21세기에 풍운의 꿈을 품고 올라온 것은 아니었다. 사실 정확하게 말해서는 더 이상 지방에서 일할 자리도 없고 해서 일자리 때문에 서울로 올라왔다.
어디에서나 적응을 잘 하는 인간이 바로 나다. 그런데 서울은 적응하기 다소 어려웠다. 정이 안가는 곳이었다. (이미지; 신도시의 한 거리)
[이미지출처; 네이버 하이임(pjt2282), 이렇게 보니 정말 멋지기도 하다, 사실 세계적 수준의 메트로시티가 서울이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50%이상이 수도권 사람들이다. 남한 전체의 7,8분의 1의 땅에 모든 사람들이 밀집해 있는 상황이다]
(이미지; 서울의 잿빛하늘, 흐린 날이 많고 스모그 현상도 많다)
(이미지; 지하철에서 직원들과 함께, 나는 지하철 생활을 두더지 생활이라고 불렀다. 그래도 지하철 덕분에 많은 공부를 할 수 있었다. 나에게는 움직이는 도서관이었다. 선글라스 낀X이 나다^^ㅋ) 그 이후로 서울에 정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도시에, 문화에, 기업에, 사람들에까지,,,
(이미지; 북한산인듯, 좋아서 미친 듯 웃고 있다. 정말 산이 좋다.그래서 서울에 정이 갔다) 그러고 보면 서울에도 좋은 점이 많다. 다른 지역보다 일자리가 많다. 인프라가 좋다. 교통적인 측면도 그렇고, 교육시설이나 교육혜택도 그렇고 문화혜택적인 측면이나 사업운영 측면에서도 유리한 편이다. 다만 너무 각박하고, 경쟁적이다 보니 사회에 뒤쳐져 버리게 되면 도태되기도 너무 쉽다. 그래서 쓸쓸하게 어두운 도시의 그림자에서 살아가는 사람들도 많은 곳이다. 무엇보다 집값이 비싸다. 3년을 단칸방에서 살았다. 월세로 살기도 했다. 거의 모든 재산을 다 날리고 목숨을 버리려고 마음 먹기도 했다. 또 다시 3년은 방 두 칸 짜리에서 겨우 겨우 살았다. 그래도 열심히 일한 덕택에 어려운 역경을 극복하고 겨우 집 한채를 살 수 있었다. 이제 기회를 주었던 이곳 서울에서 잠시 떨어져 살아보려고 한다. 그동안 서울에서의 사회 생활에서 여유로움이 너무 없었다. 그래도 조직을 떠난 이후로는 상당히 여유로워졌다. 스트레스로 60kg까지 빠졌던 몸무게도 70kg로 불었다. 싫어지던 내 모습이 10년전보다 더 좋아져 보이기까지 한다. 착시현상일까. 여하튼 정말 여러 모로 좋아졌다. 나는 그것만으로도 서울에 감사한다. 그래서 수도 서울이 앞으로도 더욱 좋아지고 발전하길 바란다. 더 많은 사람에게, 더 좋은 기회의 공간을 제시하는 도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렇지만 도시 속에 소외받는 사람들을 무시해서는 안 될 것이다. 또한 사람들이 빠져나가 공동화되어 버리고 있는 지방 도시를 외면해서도 결코 안 될 것이다. 서울 생활을 고려하시는 분들을 위해서 서울생활의 장점과 단점을 비교해보았다. 지방은 워낙 포괄적일 듯하다. 따라서 순전히 개인적인 측면으로 기록한 것이다. 잘 생각하고 도시생활을 결정하시길 바란다.
항목 수도권 생활 지방 생활 직장 많다 적다 보수 비교적 많다 비교적 적다 사회적 기회 성공기회 많다(실패기회도 많다) 보통 사업 환경 비교적 유리(인력수급용이) 다소 어려움 도로상황 정체 많음 비교적 좋은 편 대중교통 편리 보통 교육혜택 높다 다소 낮다 표준어 사용 유리 다소 힘들다 문화혜택 높다 다소 낮다 집값(부동산) 높다 낮다 경쟁정도 치열하다 보통이다 물가 다소 비싸다 보통이다 공기/자연 오염이 심하다 비교적 깨끗하다
별 하나 보기 힘든 공기오염으로 스모그 현상이 거의 매일 계속되었다. 파란 하늘 보기가 힘들어서 싫었다. 그러다보니 공기 역시 깨끗하지 못한 것 같았다. 지독하게 막히는 교통구간으로 인해 버스나 택시 타기가 무서웠다.
그나마 지하철 인프라가 잘 구축되어 있어서 다행이었다. 물론 지하 공기는 좋지 않다. 하지만 이동 중에 책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간혹 말로만 듣던 지옥철에서는 책 펼치기 조차 힘들어서 들고 있던 책이 내 얼굴을 뒤덮기도 했다.
집값도 비싸고, 물가도 비싸고, 사람들도 각박해 보여서 쉽게 정이 들지 않았다.
그러던 중에 등산을 하게 되었다. 북한산, 도봉산, 관악산, 청계산 등을 번갈아가며 등반하게 되었다. 그런데 거의 모두가 명산이었다. 올라가는 코스를 달리하면 올라가는 재미가 더 좋아졌다.
마지막으로 서울에서 아쉬웠던 점 하나와 좋았던 점 하나를 더 추가한다. 눈이 내려서 좋았다. 내가 있던 고향에는 눈보기가 너무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미지; 송정 앞바다에서 연날리기, 많은 사람들의 행복을 기도하며...)
아쉬운 점은 바다가 없다는 것이었다. 마음이 울적할 때 달려가면 언제나 나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주던 파도소리가 없는 것이 못내 아쉬웠다.
추신; 내가 찍은 사진으로 이미지를 꾸미려고 했더니, 서울 전경을 찍어둔 사진이 거의 없었다. 기념으로 간직하기 위해서 서울 전경 몇 장 찍어둬야되겠다.
이래저래 이야기가 길어져버렸다.
문득 궁금해졌다.
다른 사람들의 서울 생활은 어떠신지,,,
서울이 아닌 지역의 생활은 어떠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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