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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아내와 아이들이 모두 집을 나가버려 홀로 일하다 들여다본 ‘붕대클럽’이라는 영화에 잔잔한 감동을 느꼈습니다. 혼자 영화를 보면 좋은 점 중에 하나가 영화에 완전 몰입할 수 있다는 겁니다. 다른 사람 눈치도 안 보고 감정에 충실하다보니 때로 눈물도 많이 흘립니다. 이 영화 역시 그랬습니다. 조금은 유치하고, 조금은 과장되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는데도 중간중간 눈물이 흘렀습니다. 저 역시도 아픈 마음에 위로를 받는 느낌이 들었는데요. 마음에 상처가 있는 사람들을 치유하는 따뜻한 영화가 아닐까 싶어 꼭 보시길 추천 드립니다^^*

 

영화 ‘붕대클럽’은 일본 영화입니다. 제가 교육하는 강사양성 교육과정에서 발견한 영화이지만 정작 저는 보지 못하고 있다가 오늘에서야 여유를 찾고 천천히 봤는데요. 학교생활과 인생에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며 회의감으로 살아가고 있는 평범한 여고생 ‘와라’로부터 시작됩니다. ‘와라’는 요리 중에 우연찮게 식칼에 손목이 베여 병원에 갔으나 ‘리스트컷’으로 오해를 받습니다.

 

 

‘리스트컷’이란 무의식적으로나 의식적으로 스트레스가 발생했을 때 자신의 손목이나, 허벅지등의 특정부위를 날카로운 흉기로 습관적으로 자해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통상 ‘리스트 컷 증후군’이라고 하는데요. 어떤 면에서는 죽기위한 것이 아닌, 자신이 살아있다는 것을 부각시키기 위해서죠. 대개 주위 사람들의 관심을 유도하는 애정결핍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고 알려진 증상입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은 이렇게 다른 사람들에게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상처들을 하나둘씩 가지고 있을 겁니다. 그렇지만 가까운 사람들에게 쉽게 드러내지 못하고 마음에 담아두고 있는 경우가 많죠. 영화 ‘붕대클럽’은 그렇게 드러내놓고 말 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심리적 상처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와라’역시 그런 소녀죠. 리스트컷이라도 하고 싶은 마음으로 우울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기는 하지만 실제로 리스트컷을 하지도 않았는데 리스트컷으로 오해를 받고, 옥상으로 바람 쐬러 갔는데 자살을 하려는 것으로 오해를 받는 소녀입니다.

 

우울해서 올라갔던 건물 옥상에서 또래의 고등학생인 ‘디노’를 만납니다. 디노 역시도 ‘네가 리스트컷이 있는 것으로 봤을 때 마음의 상처가 있구나’ 식으로 말을 건넵니다. ‘와라’는 사실이 아니라고 화를 내는데요. 오해를 했다는 것을 알게 된 ‘디노’는 사과를 합니다. 그러나 ‘디노’는 사과를 받아달라며 옥상 꼭대기로 올라가는데 정말 자살할 것처럼 과하게 행동합니다. 디노의 이런 과격한 행동은 뒤에서도 계속해서 이어지는데요. 상상을 초월합니다. 아프리카의 굶주린 아이들을 위해서 맨발로 다닌다던지, 장애인의 아픔을 알기 위해 눈 가리개를 하고 다닌다든지, 일부로 계단을 구른다든지, 심지어 폭죽을 온 몸에 감싸고 전쟁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느껴보려고 한다든지 하는 식의 과격한 행동을 합니다. 그런 사건의 배후는 마지막에 밝혀지죠.

 

‘디노’는 사과의 마음으로 ‘와라’의 손목에 있다가 풀린 붕대를 건물 옥상 창살에 묶어줍니다. ‘와라’는 순간적으로 마음의 정화를 느끼지만 아무런 표현도 하지 않고 이름도 알려주지 않고 헤어집니다.

 

다음날 ‘와라’는 남자친구와 헤어져 고민을 털어놓는 여자친구 ‘시오’에게 그 마음 안다고 위로를 합니다. 그러나 ‘시오’는 그 정도의 말 밖에 위로를 해주지 않느냐고 화를 냅니다. 이에 미안한 마음을 가졌던 ‘와라’는 ‘시오’가 상처받았던 장소인 놀이터의 그네에 붕대를 감아줍니다. 그 행동에 슬픔을 해소한 ‘시오’는 인터넷으로 자신의 사연을 올리고 이 글에 감동을 받은 재수생 ‘기모’가 가세하여 붕대클럽은 결성됩니다.

 

이렇게 <붕대클럽>은 사람들이 마음의 상처를 입은 장소에 붕대를 감아주는 활동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붕대클럽의 홈페이지를 통해서 많은 사연들이 쏟아집니다. 철봉을 넘지 못해서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한 아이가 철봉에 붕대를 감아달라는 사연이라든지, 자살골을 넣어서 히키코모리로 살아가는 사람이 골대에 붕대를 감아달라고 한다든지, 미용실에서 헤어스타일이 마음에 안 든다고 했더니 미용사가 ‘네 얼굴부터 바꿔야겠다’고 해서 미용실에 붕대를 감아달라는 식의 소소한 사연들이 쏟아집니다.

 

그렇게 붕대클럽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기 시작하자 점점 더 큰마음의 상처를 받은 사람들의 사연들이 쏟아집니다. 그 과정에서 붕대클럽의 회원들도 해묵었던 마음의 상처를 하나씩 치유해나갑니다. 그러던 어느 날 붕대클럽에 대한 악플이 쏟아지고 해체를 요구하는 글로 인해 학교 선생님과 경찰까지 동원되며 붕대클럽은 위기에 처합니다.

 

영화 <붕대클럽>은 ‘텐도 아라타’가 집필한 동명소설「붕대클럽」에서 비롯됩니다. 이 책은 일본 독자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고 한국에도 출간이 되었는데요. 도입부에는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고 하는데요. 곰씹어 볼만한 대사입니다.

 

【INTRO】

내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한 작은 활동!

세상의 한 구석에서 시작된 “붕대클럽”

내 안에서 여러 가지 소중한 것들이 사라져간다.

언제부터였는지 그 사실을 깨달았다.

차라리 악마 같은 놈이 나타나서

이것과 이것을 가져가겠노라고 선언하고 빼앗아간 거라면

그나마 기억에 남았을 테고, 조금은 저항도 해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그것을 깨달은 무렵에는 이미,

전혀 적이라 생각하지 않았던 사람 혹은 눈에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소중한 것을 빼앗아가고 난 후였다.

나와 나의 동지들은 그 사실을 깨닫고 투쟁하기로 했다.

아니, 그렇지 않다.

이것은, 투쟁이 아닌 형태로 우리들의 소중한 것을 지키기로 한,

어느 작은 마을의 한 작은 클럽의 기록이자 중간보고서다.

- ‘텐도 아라타’ 동명소설「붕대클럽」中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를 보며 비밀결사 클럽을 만들고 싶듯 이 영화를 보며 나도 붕대클럽을 하나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저 역시도 비슷한 클럽을 운영하고 있기는 한데요. 성인이어서 강연과 상담으로 사람들을 공감하고 치유하고 함께 성장하고자 하는 일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내 수고와 노력과 달리 오히려 마음의 상처를 받기도 해서 흔들리기도 했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사람들을 향한 조금 더 깊은 관심과 애착을 가지고 노력해야겠다는 마음도 들었습니다. 여러분들도 많이 도와주실 거죠^^*ㅎ

 

다음은 붕대클럽의 규칙입니다.

 

【붕대클럽 RULE】

1. <붕대클럽> 홈페이지를 통해 상처 받은 사람들의 사연을 의뢰 받는다.

2. 상처받은 사람의 상처받은 장소에 붕대를 감으러 간다.

3. 붕대 감은 사진을 디카로 촬영, 상처받은 사람에게 직접 메일로 보낸다.

(의뢰인 동의 하에 홈페이지에도 올린다.)

4. 활동범위는 시내로 한정해서 행동한다.

5. 대가는 받지 않는다.

6. 붕대 구입에 드는 비용은 멤버 모두가 공동 부담한다.

 

영화는 2007년에 제작되어 우리나라에는 2008년에 개봉된 영화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지는 못했지만 알음알음 입소문을 타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영화입니다. 욕설이나 성적인 코멘트가 있어서 조금 난감한 부분도 있지만 그래도 가족들과 함께 보기에 무리가 없어 보이는 영화라 함께 보셔도 좋으리라 싶습니다.

 

마음을 치유하는 행복한 하루하루 이어가시길 바랍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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