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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째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고 있는 고시생입니다.

나이는 서른입니다. 좀 많죠?

 

먼저 저의 대학 생활 때부터 말씀드릴게요. 본 전공은 해양관련 학과이고, 복수전공으로 제가 어릴 때부터 꿈이었던 유아교육을 하였습니다. 주위의 반대(가족, 친구 등)를 무릅쓰고 고집 피워서 한거라 열심히 하려고 했습니다. 근데 제 마음만큼 유아교육이 쉽지가 않더라고요.

 

그리고 본 전공 학생에 비해서 아이디어라던가 시연수업도 못하고 그렇게 되면서 원래 좀 내성적이던 저는 더욱 수업 시연 같은 거에 기가 죽게 되었어요. 하지만 실습하고 할 때는 너무 재미있었던 기억은 있습니다.(잘했던 못했던 ㅎㅎ) 아이들만 생각하면 미소가 절로 머금어지고요.

 

그런데 졸업을 하고 막상 유치원으로 취업을 하려니 100만원도 안 되는 월급에 우리집 사정을 생각하니 안 되겠더라고요. 솔직히 수업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컸던 게 한몫했던 거 같아요. 어떻게 보면 도피하려고 했던 거 같아요. 정말 하고 싶은 일이었지만 막상 하려니 못할 거 같은 자신감 부족에 ㅠ

 

졸업 후 일반 회사에 입사했지만 가르치는 일이 그리워서 중고등부 학원으로 전향을 했습니다. 근데 그것도 어렵더라고요. 막상 설명을 해줘야 하는데 유아 교육하겠다고 영어며 수학 제대로 공부를 하지 않아서인지는 몰라도(핑계이겠지만 ㅠ) 알아듣기 쉽게 설명도 못하고 그냥 예뻐하게만 되더라고요. 제대로 혼내지도 못하고..유아처럼 대해줬던 거 같아요.

학원 일을 1년 정도 하고 그만두고 나서 나에게 맞는 일은 어느 정도 정해진 일과 업무가 맞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공무원을 선택을 하였는데... '공무원이 왜 되어야만 해?' 라고 생각을 하면 "안정적이니까" 라는 대답밖에 생각이 나질 않고 내가 공무원이 되고 나서의 그림도 잘 안 그려지고 그냥 주위사람들이 그려주면 거기에 순간 귀 팔랑거리고...남들에게 어떻게 보일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해서 선택을 한 거 같아요. 남들이 보면 "요즘 누가 사명감에 일을 하냐? 안정적으로 돈 벌 수 있는 거면 되는 거지! 일단 붙고나 생각해!"라고 말을 할 테지만요.

 

처음엔 공무원 시험이 다가오니까 압박감에 내가 도망가려고 하기 싫어서 딴 생각을 하고 남에게 기대고 하는 건가 했는데 지나고 보니 정말로 내가 원하는 것인지, 그리고 내 길인지 확신이 들지 않습니다.

 

유치원 선생님 생각하면 정말 힘든 일이고 대우도 제대로 못 받는 직업이라고 떠올라요. 그래서 순간 멋지게 일하고 싶고 하는 모습을 떠올리면서 '그래, 공무원이 나을 거야'라고 생각을 하지만.. 저도 모르게 제가 이루지 못한 꿈이라서 학교에서 학점 이수할 때만 다른 친구들보다 뒤처지는 느낌에 좌절했지만 그래도 유아교육 과련 자격증도 공부할 때도 스스로 찾아서 하게 되고 실습 때도 밤새며 힘들었지만 재미있었던 기억이 있어서 인지 몰라도 '유치원선생님'을 생각하면 가슴이 두근거려요. 졸업하고 유치원 교사 생각을 잠시 했다가 주위에서 힘들다 힘들다 하는 말에 생각을 접었었거든요,

 

저는 지금 두 가지 일에서 고민 중입니다.

1, 유치원교사- 나이가 적은 나이가 아니라 하게 되면 일단 부딪혀보고 그 다음 대안은 어린이집교사로 사설에서 경력을 쌓아서 임용고시를 치고, 원감, 원장까지 되는 게 목표입니다. 물론 임용고시도 공무원만큼이나 어렵다는 건 알고 있고요. 근데 제일 걱정이 되는 건 과연 잘할 수 있을까하는 겁니다.

 

2. 공무원은 합격하면 그걸로 좋은 거고 더 이상은...모르겠음 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고 업무는 보편적인 행정업무니까 배우고 익히면 할 수 있다고 생각하구요.

 

제가 공부한 게 유아교육이라서 더 잘 그려지는 거 같기도 하고.. 잘할 수 있는 일을 선택해야 한다고 하는데 그걸 모르겠어요.

 

이번 공무원 준비할 때 부모님께 믿어달라고 했는데 이렇게 고민하는 지금 제 모습에 부모님께 너무 죄송해서요.

뭔가를 이루려면 10년은 투자를 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이번의 선택으로 저는 10년을 투자할 계획이에요. 더 이상의 흔들림 없이 물론 힘들고 지치는 순간이 오겠지만 그것마저 뿌리칠 수 있는 선택을 하려고요. 그러니 꼭 제가 이 문제를 풀 수 있도록 따끔한 충고, 조언 부탁드려요.

 

제 성격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남 앞에 나서기 부끄러워하고 말하는 것보다 글로 쓰는 것을 더 좋아하고 활동적이기 보다 혼자 사색하기를 좋아하고 뭔가 만들고 하는 걸 좋아하지만 창의적이지는 않아서 이전의 뭔가가 있어야 모방과 생각을 할 수 있게 되고 계획세우기를 좋아하지만 생각이 너무 많고 진지해질 때 한없이 진지해지고, 하지만 속으로는 통통 튀고 싶고 명랑해지고 싶은 욕구가 정말 큰..

 

무엇보다 이번에 크게 깨달은 거지만 저 자신에게 자존감이 많이 부족했던 거 같아요.

 

당당한 커리어 우먼이 되고 싶어요! 모든 여성이 바라는 여성상이겠지만.. 제가 잘할 수 있는 일을 하며 그 일에서 성공해서 그 누구보다 밝은 미소를 뽐낼 수 있는 여자가 되고 싶어요.

 

제가 잘할 수 있는 방향으로 어느 길을 가야할지 조언 부탁드려요. 어차피 선택도 저의 몫이지만 저보다 한 발짝 더 앞서서 살아가시는 인생 선배님으로서 제가 지금 위치에서 어떤 질문을 하고 생각을 해서 선택을 해야 하는지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저에게 정말 중요한 순간이라서 ㅠㅠ

바쁘실 텐데 장문으로 고민상담 드려 죄송합니다.ㅠㅠ

 

답변:

아무리 바쁘더라도 답변을 드려야죠. 다만 일찍 일찍 드리지 못해서 송구합니다. 더 미안한 것은 제가 제대로 답변을 잘해줄 수 있을까 하는 걱정입니다.

 

쓴 소리도 해야 하고, 격려도 해줘야 하는데 오히려 반대로 하는 것은 아닐까도 하는 우려감도 듭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쓴 소리보다는 위안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입에 발린 단 소리를 늘어놓기보다는 쓴 소리를 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이런 쓴 소리를 드려고 할 때는 e메일 받으시는 분이 마음 상하실까 우려스럽습니다. 마음의 상처보다는 잘못된 판단이나 해석으로 받아들이지 않을까 해서 말을 내뱉기가 참 조심스럽습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려 ‘왜 공무원으로 결론을 내렸을까?’라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우선 흔들거리는 마음 상태로 치열한 공무원 임용고시 경쟁에서 잘 이겨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습니다. 더 큰 걱정은 그렇게 이겨내서 공무원에 채용되더라도 근본적인 문제는 여전히 치유되지 않을 거라는 점입니다.

 

그러니까 어떤 일을 하던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본인 자신의 성격 문제입니다. 사람들과 어울리고, 사람들 앞에도 서고, 어려운 일이 닥쳐도 피하지 않고 스스로 풀어보려고 도전하고, 잘못된 점은 바로 잡아나가고, 마주치는 역경을 직접적으로 헤쳐 나가는 근성을 가져야 한다는 것인데요.

 

앞으로 공무원이 되더라도 그러한 성격적 문제로 고민을 계속하지 않을까 우려스럽습니다. 물론 다른 일자리에 비해 공무원이라는 자리가 그런 고민을 비교적 덜해도 되는 일자리이긴 합니다. 하지만 다른 조직에 비해 상사가 바뀌지 않기 때문에 너무 힘들다고 토로하는 경우도 봤습니다. 무엇보다도 자기 내면의 문제와 정면으로 부닥치지 않으면 근본적으로 삶이 개선되지 않을 거라는 우려감이 듭니다.

 

당당한 커리어 우먼이 되고 싶다고 말씀하셨는데요. 당당한 커리어 우먼이 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묻고 싶습니다. 앞으로 10년을 내다보고 싶다고 하셨는데요. 어떤 자세로 10년을 임할 것인지 묻고 싶습니다. 남들이 말하는 좋은 직업을 가졌다고 해서 당당한 커리어 우먼이 되는 것은 저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누가 뭐라고 말해도 내가 가지고 있는 직업에 가치감을 느끼고 당당한 자세로 임할 수 있는 프로정신이 있어야만 진정한 당당함이 아닐까 합니다.

 

대단히 죄송하지만 문의주신 님과 비슷한 고민으로 공무원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본인 자신이 가장 힘들겠지만 그것을 곁에서 바라보는 가족들도 힘들 겁니다. 국가적으로도 큰 낭비가 아닐까 하는 마음에 안타까운 마음이 더 큽니다.

 

열심히 하시면 공무원이 될 수도 있을 겁니다. 죽을 각오로 1,2년만 투자해보세요. 하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본인의 마음 자세와 행동거지를 바로 잡지 않으면 상처는 덧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피하지 마세요. 삶에서 벌어지는 그 어떤 일이라도 당당하게 받아들이고 자신의 삶 속에서 문제를 헤쳐 나가시길 바랍니다.

 

지금 당장에는 다른 사람들과의 만남을 피하는 것이 훨씬 더 편하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그런 식으로 사람들과의 관계를 지속해나간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삶의 문제는 더 큰 통증으로 불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결코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불편하더라도 낯선 환경에서 낯선 사람들과도 지내보시길 바랍니다. 그 속에서 삶의 새로운 의미를 깨달을 수 있을 겁니다.

 

감사합니다

젊은이들의 무릎팍도사^^

따뜻한 카리스마, 정철상dream^^*

 

* 상담요청은 e메일로만 받습니다. 상담은 무료로 진행되나 신상정보를 비공개한 상태에서 공개됩니다. 제3자에게도 도움이 된다고 판단해서 공개하게 되었습니다. 상담을 희망하시는 분들은 상담원칙 을 먼저 읽어 보시고 career@careernote.co.kr로 고민내용을 최대한 상세히 기록해서 보내주시면 되겠습니다.

 

페이스북 코멘트:

공무원 시험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왜 공무원 시험 준비하느냐고 물어본다면 어떤 대답이 가장 많이 나올까요?

아무도 상당수의 사람들은 안정성이라고 대답할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성격적인 측면이 많이 작용하는데요. 대개 사람들과 어울리기 싫어하는 이유가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습니다.
 
재직 중인 공무원 분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사람들과 관계하기 힘든 성격이라면 공무원 생활하기가 유리한지요?
일반적인 직종을 가진 여러분들 의견은 어떠신지요?
사람들과 떨어져 생활하기가 가능하긴 한지요?
http://www.careernote.co.kr/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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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라이너스  수정/삭제  댓글쓰기

    너무너무 아름답습니다.^^
    잘보고갑니다. 멋진 하루되세요^^

    2013.11.14 07:35 신고
  2. 66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연히 보게 된 글인데 댓글을 안 드릴 수가 없네요.
    저는 일반회사에서도 있었고 공채 시험 후에는 공무원으로도 재직 중입니다.
    솔직히 내향적인 성격으로는 공무원 힘듭니다.
    못한다는 건 아니지만..... 정말 어렵습니다.
    공무원이 9시 출근에 6시 퇴근이고 혼자 틀어박혀 일하시는 줄 안다면 그건 절대 오산이 아닙니다.
    그런 생각으로 들어와서 3개월만에 후회하고 퇴직 생각하고 주변 사람들 힘들게 하는 사람들 많이 봤습니다.
    저도 그랬고요.
    전 불면증과 우울증이 생겨서 지금도 고생중입니다.
    상사가 부르면 새벽 5시에도 출근해야 하고 민원인이 욕 하면 고스란히 참아야 합니다.
    주변 사람들은 또 어떤가요?
    다들 스트레스에 정신 이상 직전까지 간 사람들 틈에서 일하는 게 얼마나 고통인지 아세요?
    정말 주변사람들 피해주지 말고 본인의 삶을 위해서라도 공무원으로 도피하지 마세요
    가득이나 이상한 사람들 많아서 미칠 지경입니다.

    2013.12.04 18:0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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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상의 커리어노트
책을 좋아하는 독자로서 책 이야기와,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 삶과 인생, 서른 번 직업을 바꾸며 성장해온 자전적기록과, 평범한 가장으로 살면서 겪고 느낀 삶의 소소한 에피소드를 전한다. 젊은이들의 고민해결사로 따뜻한 세상 만드는데 일조하고픈 커리어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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