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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번 직업을 바꾼 남자

밀그램 실험을 통해 바라본 인간 부조리 탐구

by 따뜻한카리스마 2011. 7. 26.

200만 명의 유태인을 대학살한 나치, 과연 그들은 진짜 악마였을까? 놀랍게도 전범재판에 회부된 사람들의 대부분은 평범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보통사람’들이 잔혹한 범죄에 가담하게 된 것일까? 만일 여러분이라면 어땠을까? 어쩔 수 없이 독일인으로 나치 활동을 명령 받았다면?


나치 대학살 이후 전 세계 많은 학자들이 인류가 그토록 잔혹한 범죄를 자행한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이들은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발견했다. 당시 독일의 엄격한 게르만식 교육이 교육받은 사람들로 하여금, 국가와 국가 권위의 지시에 따르는 일이라면 뭐든 할 수 있다는 가설을 내면화시켰다는 점이다.


나아가 많은 학자들이 나치 학살을 독일인들의 권위주의적 성격과도 연관이 있다고 동조했다. 실제로 독일인들이 2차 대전 후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집단 활동을 상당수 중단한 것도 그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학교에서는 집단 합창을 금하고, 공동으로 모이는 졸업식 자체를 하지 않는 경우였다.


하지만 사회 심리학자 밀그램은 이런 설명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는 사람들이 파괴적인 복종에 굴복하는 이유가 성격보다는 상황에 있다고 믿었다. 나아가 독일인들뿐만 아니라 누구라도 상황에 따라서 잔혹행위를 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목숨이 오가는 상황에서는 아무리 이성적인 사람도 도덕적인 규칙을 무시하고 명령에 따라 잔혹 행위를 저지를 수 있다는 가정이었다.


결국 밀그램은 앞서 설명했듯이 한 연구재단의 후원으로 관련 실험을 진행했다. 이는 ‘복종’에 관한 실험이었지만, 밀그램은 이를 숨기고 ‘학습과 공포’라는 주제로 지원자들을 모집했다. 참가자들은 선생이 되어 실험실에 있는 학생들이 질문에 오답을 낼 때마다 전압을 올려서 전기 충격을 가하는 역할을 맡았고, 학생들은 사전에 약속한대로 전압이 올라갈수록 고함을 지르고 고통스러워하는 연기를 펼쳤다.


이 실험에서 알고자 했던 것은 ‘실험 참가자들이 학생들이 고통 받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과연 450볼트의 최고 전압까지 올릴 것인가’였다. 즉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는지 알아보고자 한 것이다. 사전 설문조사에서는 90퍼센트 이상의 사람들이 불합리한 명령에 따르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하지만 실험이 시작되자 65퍼센트의 참가자들이 450볼트의 최고 전압까지 충격을 가했다. 과연 그들은 어째서 사전 응답과 다른 행동을 보인 것일까?


많은 연구자들이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해석했다. 첫째는 예일대라는 권위에 대한 복종, 둘째는 실험 참가비를 받은 것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이었다. 또한 나치 대학살에 참여했던 사람들도 그런 상황적 여건 때문에 잔혹한 행동을 자행했으리라는 것이 밀그램의 주장이었다.


밀그램의 연구결과가 발표되자 엄청난 사회적 논란이 일었다. 밀그램의 실험 결과에 반대했던 골드하겐 교수는 다음과 같이 반론했다.


“밀그램의 실험은 유대인 대학살과 관련된 지금까지의 발표 중에서 가장 잘못된 가정을 내리고 있습니다. 그의 복종 이론은 적용될 수 없습니다. 사람들은 언제나 신뢰할 만한 권위에 저항을 합니다.……(중략).


실제 세상에서 나치 장교들은 낮에 사람들을 살해하고, 밤에 집으로 돌아가 가족들의 품에 안겼습니다. 실제 세상에서는 행동을 바꿀 기회가 얼마든지 있습니다. 우리가 행동을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권위를 두려워해서가 아니라 그렇게 하지 않기로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골드하겐 교수,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 중에서


골드하겐 교수의 주장도 일리가 있다. 사실 밀그램의 실험 결과만으로는 한 사람의 행동 전체를 판별할 수 없다. 그렇다면 밀그램 실험에 참가한 사람들은 어땠을까? 과연 그들은 어떤 생각으로 실험에 응했을까? 그리고 실험에 참가한 뒤로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밀그램 실험을 후원했던 연구 기관은 100년간 참가자 실명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원칙하에 공개 요청을 거부했다. 그러나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의 저자 로렌 슬레이터가 이 실험에 참가한 사람들을 직접 찾아 나섰고, 어렵사리 전압 올리기를 거부한 이를 만날 수 있었다.


로렌 슬레이터는 사실 그 참가자로부터 도덕과 윤리로 빛나는 아름다운 이야기들을 기대했다. 그러나 그 역시 평범한 사람이었다. 아니 오히려 비합리적이라는 느낌마저 들었다. 그는 왜 실험을 거부했느냐고 묻자 이렇게 답했다.


“걱정스러웠어요. 실험 때문에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고, 심장마비가 올 수도 있었거든요. 그리고… 한 남자를 아프게 하고 싶지 않았어요.”

-밀그램 실험에 반대했던 실험자의 인터뷰,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 중에서


로렌 슬레이터는 그의 대답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인간은 누구나 타인의 아픔을 자기 아픔보다 먼저 느낄 수 없다. 그렇다고 어떻게 그를 비난할 수 있을까.


밀그램의 실험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이 상황을 ‘교차적 상황에서의 일관성 결핍’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밀그램 실험에 동조했던 또 한 사람을 여기서 소개해보겠다. 그는 실험 참가에 아무런 저항 없이 동조했던 사람이었다.


“전 그냥 계속했습니다. 우울증이 심해서 거의 신경을 쓰지 못했죠. 그저 영구적인 조직 손상은 없을 것이라는 연구원들의 말을 믿었습니다. 실험 진행자가 옳을 것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중략)

나중에 실험에 관한 설명을 듣고서 전 몸서리를 쳤어요. 정말 무서웠어요. 그들은 아무도 상처를 입지 않을 것이라고, 걱정하지 말라고 내게 계속 이야기했어요. 하지만 너무 늦었죠. 실제로 제가 충격을 받았으니까요. 아무리 해도 저의 행동에 대한 생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돌이킬 수 없었어요.”

- 밀그램 실험에 복종한 실험자,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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