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꽁초를 버리는 것은 양심을 두 번 져버리는 일이다!

 
부제: 담배집게 하나로 지구를 구하는 철학자 농부, 김광덕

흡연자들은 새해가 다가오면 금연을 결심하곤 한다.

그러나 작심삼일 되기 십상-_-;;;

흡연하는 그 자체만으로 무슨 잘못이 있으랴. 범죄도 아니고.

그러나 부디 아무데나 담배꽁초를 버리지는 마시길...

평생토록 담배꽁초만 주우며 살아온 할아버지도 있으니 말이다. "꽁초를 버리는 것은 두 번 양심을 져버리는 일"이라고 말하며 담배 집게를 들고 다니는 김광덕 할아버지를 만나보자.

어린 시절의 농부 김광덕은  담배가 무척 싫었다. 담배 냄새도 맡기 싫은데 재털이 청소 심부름을 시키곤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른들에게 담배 피우지 말라고 눈총을 주기도 했다. 그러나 동네 어른들이 "꽁초를 오줌에 섞어서 마늘밭에 뿌리면 벌레들 다 죽는다"라고 하는 말을 듣고 꽁초를 모으기 시작했다. 재미삼아 해봤는데, 벌레가 정말 나가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어린 시절부터 담배꽁초 줍기에 나섰다. 담배를 주우러 다니면 거지 왔다고 사람들에게 놀림을 받았다. 하지만 그는 굴하지 않고 꽁초와 더불어 깨진 사금파리와 퇴비로 쓸 쇠똥까지 주었다. 꽁초를 줍는 것은 오로지 농사를 잘 지어서 부자가 되기 위한 소망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는 할아버지가 다 되어서도 농사와 상관없이 꽁초를 줍는다. 평생토록 어디를 가든 꽁초를 줍기 위한 집게를 가지고 다닌다. 상가에 가든, 병원에 가든 어디를 가든 꽁초를 주울 수 있는 집게를 40년 이상 사용해 왔다고 한다. 이 집게의 집(포장지)에는 ‘Only One Earth(하나뿐인 지구)’라고 적혀져 있다. (아래 사진 참조, 집게집 해봐야 비료포대를 뒤집어 만든 것이라고 한다.)

“사람들은 담배를 버리기 전에 주위를 한번 둘러본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주위를 둘러본 뒤 발로 비벼서 산산조각을 만든다. ‘버리고, 증거를 인멸하는’ 그 몇 초는 도덕을 두 번이나 버려야 하는 엄청난 고뇌의 시간이다. 버려진 도덕은 불도저 100대로도 못 줍는다.”

-농부, 김광덕

할아버지 말마따나 "누가 보지 않을까"하고 주위를 둘러보고 담배꽁초를 버리는 사람이 있다면 오히려 그는 양심적인 사람이라는 생각마저 든다. 요즘 길거리에서나, 운전하면서나 주위 눈빛에 아랑곳하지 않고 아무렇게 버리는 사람들을 볼 때면 "양심이 있기는 있는가"하는 생각이 든다. 아, 그러고보면 나도 담배필때 그랬다. 빌어먹을 놈. 그 덕분에 벌을 받았는지, 아파트에서 누군가가 던지 담배꽁초에 딸 아이가 화상을 입었던가보다.
관련글: 담배꽁초에 화상 입은 딸 아이

하는 말마다 이렇게 어마어마한 명언을 내뱉는 김광덕 할아버지의 학력은 초등학교 학력이 전부다. 하지만 그는 부자가 되어도 살아있는 배움을 행동으로 보여줬다. 젊은 날 중동에 일해 모은 돈으로 사둔 산과 논밭이 투기바람에 10억대로 뛰었다. 하지만 그는 그 땅에 솔밭농원이라는 농원을 만들고 아이들을 위한 공짜 자연학습장을 마련했다. 자신이 죽더라도 다른 사람들이 와서 보고 자연의 소중함을 알 수 있게 만든 공간이다.

김광덕 할아버지는 세속적인 배움은 부족할지 모르겠지만 쓰레기를 40년간 주우면서 인생과 자연의 섭리를 체득했다. 그는 “두 번 사는 인생이라면 대충 살아보겠는데, 한 번 밖에 없으니 제대로 살아가야죠.”라고 말한다. 담배꽁초를 줍는 그의 모습이 철학자로 보이는 것은 저자 박종인만의 환상이었을까. 책을 읽는 누구나가 그러한 공감을 느끼지 않았을까. 농부 김광덕, 그는 오늘도 철학을 줍는다.

참고문헌 :  <한국의 고집쟁이들, 박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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