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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 안산에 있는 임시분향소에 다녀왔습니다.

 

그런데 분향소에 다녀오기 전에 놀라운 소식을 하나 알게 되었습니다.

 

인근에 사는 고등학교 조카로 들은 이야기입니다.

 

이번 세월호 사고 당일에 단체로 탑승하기로 예정되어 있던 학교는 원래는 단원고가 아니라 인근 지역에 있던 다른 중학교였다고 합니다. 두 군데 학교의 수학여행 일자가 겹쳐서 중학교에서 단원고에 양보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어쩌면 구조되었다가 자살을 선택한 단원고 교감 역시 자신이 먼저 빠져 나온 죄책감과 더불어 이번 일정 조정에 영향권을 발휘해 더 큰 죄책감에 시달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물론 교장 선생님이야말로 아무런 죄없이 죽음에 이르게 된 것이죠.

 

결국 그 누구라도 이번 사건과 같은 사고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사실을 더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습니다. 사실 '내 친구와 내 아이와 내 가족을 보냈다'는 그런 마음 때문에 지독한 슬픔과 분노와 절망감으로 전국민이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에 어떻게 하면 집단 트라우마를 치유해볼 수 있을지에 대해 언론기사와 방송, 의료 전문가들의 내용을 취합해서 정리해볼까 합니다.

 

이번 세월호 사건은 다른 그 어떤 사건보다도 복합적인 문제와 구조적 헛점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데다 단 한 명의 승객도 구하지 못하고 서서히 생명을 잃어가버리는 모습을 전 국민이 생생하게 지켜볼 수 밖에 없었던 무력감을 장기간 겪었던 사건이라 그 충격이 더 크지 않나 싶습니다. 우리 두 눈으로 우리 정부와 우리 자신의 무능함을 절실하게 깨달았으니 그 분노와 절망감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깊은 상처를 우리 국민 모두에게 남기고 말았습니다. 

 

이에 따라 구조된 학생이나 실종자와 사망자 가족뿐 아니라 구조에 참가한 모든 수색대원까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가 심각히 우려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문제는 이런 직접적인 관계자들 뿐 아니라 방송과 언론 미디어를 통해 사고 소식을 접하게 된 우리 국민들도 간접적인 외상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라는 겁니다. 이런 충격적인 사고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사람들의 불안증세가 심해지면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로 발전하기 쉽습니다.

 

특히 이번 세월호 사건은 사고 수습기간이 길어져 후유증 역시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심리적 치료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커지고 있어 연일 대응책들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범국가적 트라우마 센터를 설립해 지속적인 관찰과 후속대책이 뒤따라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는 신체적인 손상이나 생명이 위협받는 사고에서 심리적으로 큰 충격을 받은 뒤에 나타나는 정신 질환입니다. 의학용어로는 PTSD(post-traumatic stress disorder)라고 불리는데요. 충격후 스트레스장애 혹은 외상후 스트레스증후군이라고도 합니다. 일반인들 사이에는 흔히 ‘트라우마’라고 불립니다.

 

TV 드라마나 코미디 프로그램 등을 통해서 워낙 많이 알려진 용어이지만 사실은 의료 관계자들만 이해하던 전문용어입니다. 원래 과거에는 주로 군인들이 전쟁터에서 겪었던 충격과 공포로 인해 전쟁이 끝난 뒤에도 전쟁의 공포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할 때 내려지는 진단이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월남전에 참가한 미군들의 정신적 충격들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알려졌는데요.

 

하지만 최근에는 군인보다도 일반인들이 자연재해나 교통사고나 테러나 살인, 강도, 강간 등의 각종 사건이나 사고 등을 겪은 뒤에 발병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이렇듯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는 직업이나 연령이나 인종 등에 관계없이 누구나 걸릴 수 있는 질환입니다. 사고를 직접적으로 경험한 사람이 발생할 가능성이 가장 크지만 이들 뿐 아니라 사고를 당한 가족이나 지인, 그 사건을 주변에서 지켜 본 모든 사람들도 겪을 수 있는 질병입니다.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는 초기에는 급성스트레스 장애로 시작된다고 합니다. 급성스트레스 장애는 충격적인 경험 이후 나타날 수 있는 정상적인 스트레스 반응이라고 하는데요. 특별히 마음이 약한 사람이 아니라 하더라도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정상적인 현상이라고 합니다. 사실상 상당수 우리 국민들이 겪고 있는 심리적 상황이라고 봐도 좋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상태가 한 달 이상 지속되면 외상후 장애로 발전해나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다음 질문은 나의 심리적 외상 상태를 점검하는 문장입니다. 언론 기사를 바탕으로 몇 가지 조정해서 올려봅니다. 자신이 10가지 질문 중에 몇 가지에 해당하는지 점검해보길 바랍니다. 만일 스스로 생각했을 때 절반 이상의 항목에 해당되고 이런 불안 증세와 스트레스가 과도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지속진다면 전문의를 찾아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나의 심리적 외상 테스트

1. 평소보다 쉽게 화를 내거나 흥분하고 욕이 나온다.

2. 이번 사건을 생각하기만 해도 머리가 지끈거리고 몸과 마음이 아프다.

3. 예전과 같이 직장이나 학교생활을 이어가기가 어렵다.

4. 잠을 자지 못하고, 문득 문득 깨고, 깨어 있어도 무기력에 시달릴 때가 많아졌다.

5. 과도한 담배, 술, 약물, 음식 등을 섭취 한다.

6. 훨씬 더 과민하거나, 특정 상황에서 공포와 불안감 등을 느낀다.

7. 이번 사건과 관련 있는 사람이나 장소나 책임자가 자꾸 떠오른다.

8. 죄책감과 자책감에 시달려 자신을 비난하는 경우가 많다.

9. 도움을 주지 못한 타인과 세상과 무능한 정부로 인해 부정적 생각만 든다.

10. 철저히 고립되어 혼자 버려졌다는 느낌이 든다.

 

상당수의 사람들이 이들 항목에 해당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분들을 위해 서울아산병원 정신과 홍진표 교수가 전하는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예방법을 바탕으로 일부 내용을 추가보완해서 알려드립니다.

 

▲ 국민들의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예방법이 필요한 이유

집단문화가 강한 우리 국민들의 특수성 때문에 경우 이번 참사를 나 자신의 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이 때문에 이런 상황이 계속 이어질 경우 집단 우울증으로까지 이어질 우려가 있습니다. 실제로도 온 국민이 세월호 이야기를 하면 흥분해 큰 소리를 내고 심리적으로 불안해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에 국민 모두가 서로를 격려하고 위로해 심리적 안정감을 찾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1. 편안하게 지지 받는 환경을 찾아야 합니다.

-  평상시 하던 일들로 되돌아가 일상을 되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 가까운 사람들과 연락도 자주 하여 인간관계를 갖는 시간을 늘립니다.

- 혹시나 삶의 무기력감이 들더라도 오히려 혼자 갇혀 있기보다는 오히려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기회는 더 가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 떨어진 자존감과 자신감을 회복할 필요가 있습니다.

 

2. 관련 뉴스나 방송 보는 시간을 최소화합니다.

- 외상을 상기시키는 자극에 노출될 경우 2차 3차 외상이 생길 수 있으므로 직접적인 뉴스 시청 시간을 줄입니다.

- 특히 자녀들에게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입니다.

- 자녀들이 사건에 대해 물어볼 경우 얼버무리거나 왜곡된 사실을 전하기보다는 진실을 솔직하게 전달해주는 것이 좋겠습니다.

- 다만 끔직한 장면이 담긴 사진이나 영상들을 보여줘서는 안 되고, 성인들도 그런 장면들을 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 이번 사건보다는 처리해야만 하는 일상적인 활동(일이든, 공부든, 가정생활이든)에 집중 해봅니다.

 

3. 자신의 감정을 인정하고 받아들입니다.

쇼크나 분노나 죄책감이 드는 것이 정상적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런 슬픔이나 불안감이 계속해서 지속될 것 같아 걱정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곧 극복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4. 피로와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입니다.

- 무엇보다도 잠을 충분히 푹 자도록 해야 합니다. 우리 두뇌와 인체는 수면 중에 외상 기억을 회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아무래도 숙면을 취하기 위해서도 그렇고 분노와 절망감을 날려버리기 위해서도 그렇게 적절한 운동이나 스포츠 활동을 해주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 잠이 안 온다고, 화가 난다고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들이 있는데요. 잠이 잘 드는 것 같은 마음이 들겠지만 사실은 오히려 숙면에 방해가 되고 무기력감이 더 느껴질 수 있으므로 가능한 절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 커피와 같은 카페인도 평소보다 줄일 수 있도록 합니다.

 

사실 지금 현재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들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패닉상태’에 빠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내 아이와 같은 천진난만한 아이들을 차가운 바다 속으로 보냈으니 그 마음 오죽 아프겠습니까.

 

그래서 승객을 버리고 떠난 선장과 선원들에 대한 분노,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 해경과 그 관계자들에 대한 원망, 썩어빠진 형태로 운영되고 있던 청해진 해운을 소유한 세모그룹의 실태, 특종 보도에만 혈안이 된 언론들, 제대로 된 조치도 못하는 무능한 정부, 사과도 없고 눈물 한 방울도 흘리지 않는 대통령, 상식 이하의 정부 관료들의 행태와 그 관계자들의 말과 행동들, 일부 네티즌들의 상식 이하 발언들,,,

 

이런 수많은 이유들로 많은 국민들이 분노와 절망감에서 정부와 우리 사회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문제는 부모나 아이들조차도 ‘선생님 말 잘 들어봐야 소용없다. 그대로 있으라고 해서 그대로 있었던 사람들은 모두 다 죽었다. 그러니 굳이 다른 사람들의 말을 들으며 착한 척하며 순종할 필요가 없다.’이런 소리까지 들립니다.

 

하지만 이번 참사가 일어난 근본적인 원인은 지켜야 될 가장 기본적인 규칙들을 상당수의 사람들이 다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일어난 사건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어렵지만 원칙을 지키고 냉정함을 되찾아야 할 시기입니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선생님 말 들어봐야 소용없습니다. 한국에서 살아봐야 소용없다. 우리 사회는 나약하다.’라는 부정적 인식과 입장이 서로 다른 사람들에 대한 무조건적인 비난과 비평을 쏟아내며 자기중심적 이익만 챙기도록 주장해서는 안 됩니다. 어른들의 이런 무책임한 태도는 자라라는 아이들에게 우리 사회에 대한 불신과 불만 뿐 아니라 정서적으로도 심각한 충격을 안겨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제대학교 부산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정도운 교수는 “ ‘정신적 외상’을 성공적으로 잘 극복한 사람의 경우 ‘외상후 성장’이라고 부르는 정신적 성숙이 나타나기도 한다”라고 합니다. “ ‘외상후 성장’은 삶에서 마주한 고통과 아픔을 뛰어넘어 전보다 더 건강하고 성숙해진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사고 후 얼마나 적절한 치료와 사회적 지지체계가 제공되는 지에 따라서도 달라진다.”고 합니다.

 

 

따라서 이번 사건으로 '결국은 아무 것도 달라질 게 없다'는 부정적 마인드보다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보다 성숙한 사회를 만들어나가겠다'는 다짐을 하고 국민 모두가 함께 보다 행복한 사회를 나가도록 하기 위한 준엄한 시각과 더불어 따뜻한 눈빛을 가질 수 있도록 함께 힘써야 할 것입니다.

 

분향소에 걸려 있는 꽃다운 아이들의 사진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국화 한송이를 헌화하고 안산 분향소를 나오면서 수없이 걸린 추모글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제 눈에 쏙 들어오는 글이 있었습니다.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사진으로 담아 둘까하다가 차마 스마트폰을 들이밀지 못하고 눈물만 흘리며 제 마음에 담아뒀습니다.

 

내용은 이러했습니다.

 

“애들아, 안녕. 나도 고등학교 2학년이야. 즐겁고 행복하게 떠들고 놀아야 할 너희들이 이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에 마음이 너무 아파. 하지만 우리 다음 세상에서 만난다면 그때는 지금보다 더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가자.”라는 말이었습니다.

 

분향소에 오기 전부터 '눈물 흘리지 말아야지, 눈물 흘리지 말아야지'하고 다짐했지만 흐르는 눈물을 도저히 막을 길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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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까만연필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속적으로 사건에 대한 내용을 접하면서
    마음이 착잡하고..일이 손에 잘 안잡히기도 했는데 내용 잘 보고갑니다 감사합니다

    2014.04.28 18:36 신고
  2. 워크뷰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제는 밝은 쪽으로 눈을 잠시 돌려야겠습니다
    푸른 하늘과 녹색의 산으로 힐링여행을 떠나고 싶네요^^

    2014.04.29 06:2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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