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우울증 겨우 이겨냈으나 취업문제가 고민입니다-_-;;;
안녕하세요!
저는 26살 청년으로, 올해 대학교 4학년이 되는 학생입니다.
항상 커리어 노트를 구독하면서 소중한 가르침을 감사하게 생각해왔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상담까지 자처하시니, 그 열정에 탄복하지 않을 수 없네요. 바쁜 와중에도 저의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름이 아니라 저는 학창시절 왕따와 가족과의 갈등으로 인해 지독한 우울증으로 무기력하게 지난 10년을 살아왔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인생을 살면서 경험이라고 내세울 만한 것이 거의 없죠. 대학생활도 수업만 간신히 따라가고, 대외활동이 전무하거든요.
방학 때도 알바경험 없이 제 방에서 거의 나오지 않는 생활을 했습니다. 항상 저의 운명을 한탄하면서 많은 시간을 보냈죠.
(이미지출처: 생명나무 가꾸는 사랑의 한의원)
감사하게도, 최근에 저의 병들을 거의 치유하고, 지금까지 암울하게만 보였던 이 세상과 저의 미래를 얼마 전부터 희망에 찬 눈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제 더 이상 스스로를 자학하거나, 움츠려 들지 않는 저를 볼 때마다 너무 기쁩니다.
하지만 그동안 느껴보지 못했던 삶에 대한 열정이 시작되니 과거에는 없었던 새로운 고민이 생기더군요. 대외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삶의 경험이 없다는 것이 고민입니다. 동아리 같은 곳에 소속된 적도 없고, 공모전을 한다거나 하는 경험도 없고, 그렇다고 여행경험이나, 나만의 취미를 가진 것도 아니고. 그동안 은둔형외톨이 비슷하게 살아온 과거가 저의 발목을 잡는 것이 두렵습니다.
저는 제 자신이 무척 자랑스럽습니다. 그동안 삶을 포기하지 않고 인내를 가지고 저의 고통들을 치유한 삶 앞에서 저는 떳떳합니다. 다른 청년들이 자신의 스펙을 만들기 위해 애쓰는데 쏟은 에너지보다, 제가 마음의 병을 치료하는데 쏟은 에너지가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않거든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남들이 자소서에 각종 경험과 이력들을 적어 넣을때, 저는 '저는 우울증과 전력을 다해 싸우느라 다른 곳에 쏟을 에너지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경험이 전무합니다. 하지만 저는 결국 제 병을 이겨냈습니다.
이력은 전무하지만, 그것이 제가 게을러서 그렇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적을 수는 없잖습니까? (생각 같아선 이렇게 쓰고 싶지만, 우리나라에서 정신과 관련된 환자들에 대한 인식을 생각하면 엄두도 못냅니다.) 제가 그동안 치열하게 노력했던 에너지가 남들한테 인정받을 수 없는 열정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초조해집니다.
저의 인생 계획은 대학졸업후 취직을 하여 많은 경영 경험을 쌓은후 40대가 되면 경영 컨설턴트가 되어 강연도 하고, 책도 쓰고, 여러 사람들을 코치해 주는 것입니다. 제가 그동안 우울증과 싸운 주된 방법은 우울증에 대해서 공부하는 것이었거든요.
그러다 보니 심리학이나 인지과학 등에 나름 많은 지식을 쌓았고, 무엇보다 우울증을 직접 앓았던 경험이 있는 만큼, 이로 인해 긍정마인드에 관한 많은 나름의 노하우를 가지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2~30대를 실무에서 아낌없이 열정을 쏟아 붓고, 40대가 되면 긍정전도사+경영컨설턴트로 저를 포지셔닝 한다는 꿈이 있습니다.
( 참고로 50대에는 제가 교육재단 이사장이 되는 꿈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숨막히는 교육 현실에서 벗어나, 자라나는 청년들이 자신의 잠재력을 맘껏 발휘할 수 있는 학교를 만드는 것이 꿈이거든요. 그리고 60대가 되면 남이섬에 취직하여 늙어서도 상상력과 열정을 꽃피우며 살고 싶습니다.)
이러한 삶의 전반적인 계획은 있는데 당장 취업문제가 고민이네요. 남들 보기엔 정신질환자의 신세한탄으로 보일 수 있는 이야기 외에는 도무지 자소서에 쓸 것이 없습니다. 그리고 제가 마음의 병과 싸우는 동안 사회에서 많은 공부와 경험을 쌓은 친구들이 있다면, 제가 그들보다 삶의 열정이 모자랐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는 저보다 그들이 더 적합하다고 저 스스로도 생각하거든요.
너무 다급한 문제이다 보니 글이 생각보다 길어졌습니다. 제 고민을 간단히 정리하면 어떻게 해야 제가 극복한 어려움의 시간이, 저의 발목을 잡는 이력이 아니라, 남들도 수긍할 수 있는 이력으로 만들 수 있을지가 너무 고민됩니다. 저에겐 떳떳한 시간들이지만 현실적으로 남들이, 기업들이 이런 저를 공감하고 인정하길 바라는 건 제가 봐도 무리인 것 같아서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의 이 고민을 커리어노트에 공개하셔도 괜찮습니다. 제 이메일만 비공개 하신다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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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왕따와 가족과의 갈등으로 발생한 우울증을 극복하셨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그런데 막상 눈을 떠보니 현실이 가로막히죠. 괜찮습니다. 당연한 현상입니다.
다만 자서전이나 에세이라면 모를까 자기소개서에 우울증 이야기를 절대 담아서는 안 됩니다. 말씀처럼 본인에게는 가장 큰 문제였지만 기업측면에서는 전혀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죠.
기업은 조직 내에서 해당직무를 수행할 능력이 있느냐, 없느냐가 가장 중요한 채용 요건이 됩니다. 즉, 이력서나 자기소개서에는 지원한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 직무역량이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합니다.
우울증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하시는데 어떻게 벗어날 수 있었는지가 궁금합니다. 어떤 책을 보셨는지, 어떻게 도움을 얻으셨는지도 궁금합니다. 어쩌면 그 안에 해답이 숨겨져 있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통상의 기업에서는 우울증 이야기를 담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상담직 같은 경우에는 오히려 더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도 생각됩니다.
만일 일반 기업이라면 우울증이라기보다는 삶의 문제가 생겼을 때 피하지 않고 무엇이 문제인지 오랫동안 사색해왔고 그러한 과정에서 인내심과 통찰력, 직관력과 문제해결력 등을 갖췄다는 식의 이야기를 잘 담아내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집필, 강연, 경영 컨설턴트나 교육 이사장 등의 꿈은 좋습니다. 다만 당장에 어떤 직업으로 일을 시작할지 먼저 고민해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게 목표 직업을 2,3개 정해서 해당 직업에서 요구로 하는 직무역량을 분석해야 됩니다. 그 중에서 내가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능력을 집중적으로 부각시켜야 합니다. 현재 경험 등의 불리한 여건에 매달리지 말고 오히려 유리하게 게임을 이끌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야 합니다. 약점보다 강점을 찾아내는데 집중한다면 오히려 더 좋은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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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써서 좋아할 인사담당자는 많지 않습니다. 약점에 초점을 맞추지 마시고 업무에 투입해도 좋을 강점에 초점을 맞춰 나아가시면 반드시 잘해 낼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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