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전문가 보다 아빠로서 본 자퇴한 딸아이의 수능시험 도전기

우리 공주님, 대학합격을 축하하며...

우리 딸이 마침내 대학입시에 최종 합격했습니다. 정시로 미대 입시 실기시험까지 준비하느라 마지막까지 다른 친구들보다 더 긴 여정을 걸어야만 했기에 부담이 컸는데요. 게다가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홀로 시험을 준비하다보니 그 과정이 더욱 험난했을 것입니다.

 

고2에 올라가자마자 ‘자퇴하겠다’는 딸아이의 선포에 처음엔 ‘허허’ 웃으며 충분히 잘 달랠 수 있을 거라 믿었습니다. 하지만 며칠후 도착한 비장한 각오가 담긴 장문의 편지를 읽으며 이 아이의 결심이 결코 쉽게 꺾이지 않을 것임을 직감했습니다. 결국 억지로 말리기보다는, 곁에서 묵묵히 응원해주기로 결정 했답니다.

한동안은 정말 열심히 하더군요. 학교 다닐 때보다 더 철저한 시간 관리 속에서 공부에 매진하고, 틈틈이 운동까지 하는 모습이 기특했습니다. 그런데 하나둘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다 큰 어른들 역시도 홀로 자기관리하기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저 역시 업무특성상 집에서 일하는 시간이 많다 보니, 학교가지 않는 아이를 위해 아침, 점심, 저녁까지 모두 다 챙겨줘야 하는 상황이 계속 발생하는 겁니다.

 

더 큰 문제는 혼자서 모든 걸 감당해야 하는 딸아이에게도 조금씩 쌓여 가는 스트레스였습니다. 외부에서 풀어낼 곳이 없다보니 그 감정은 안으로 안으로 곪아가기 시작했습니다.

 

결정적인 순간은 미국으로 가족여행을 다녀온 후 찾아왔습니다. 쀼루퉁해 있는 딸아이를 서운해 하는 아내 대신 제가 대신 말을 꺼냈는데요. 그게 기폭제가 되어 폭발하고 말았습니다. 핑계 같지만, 우리 세대는 제대로 화내는 법을 배우지 못했습니다.

 

화만 내면 흥분해서 이성을 잃고 논리적이지 않은 말들을 마구 내뱉고, 결국 상처를 주고야 마는 방식에 익숙했으니까요. 어쩌면 부모님 세대로부터 한마디도 제대로 댓구조차 못했기에 생긴 말버릇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현명한 옛 어르신들은 의관을 갖추고 차분하고 조리있게 혼을 낸다고 하는데요. 그런 경험이 없다보니 그랬다는 부끄러운 핑계를 대봅니다. 부끄럽지만, 그렇게라도 후회하며 배우는 것이 부모로서의 과정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그 일 이후, 딸아이는 한동안 심리치료를 받았고, 가족 모두 극도의 스트레스 속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그런 순간일수록 조금 더 차분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저는 요리에 더 정성을 들였습니다. 가족을 위한 최고의 돌봄은 ‘맛있는 밥’이라는 생각으로 하나라도 더 맛있게 만들어보려고 노력했습니다. 덕분에 아이들도 배고프면 엄마보다 저를 먼저 찾았습니다. 아내에게는 아이에 대한 책임을 조금 내려놓자고, 아이에게 맡겨보자고 어르고 달랬습니다.

 

우리 부부가 더 행복하게 더 잘 지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까지 말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아이 스스로 이겨내기 시작했습니다. 더 이상 치료도 필요 없었습니다. 이젠 다시 홀로 자신과 싸우는 일만 남았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딸아이가 정시 실기시험을 치르는 중에도 아내와 저는 해외여행까지 다녀왔습니다. 아내는 출국 전까지도 “정말 가야 하나”며 계속 고민을 토로했답니다. 상당수 고3 부모님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다들 그렇게 모든 시간을 아이들에게 다 집중하더라고요. 저는 아내에게 그렇게 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위로했습니다. 오히려 어느 정도의 ‘무심함’이 아이에게 힘이 될 거라고 믿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그 무심함이 두 아이 모두 고3을 지나가면서도 우리 가족 모두 큰 어려움 없이 그 시간을 지나올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였다고 믿습니다.

 

물론 딸아이는 아직 만족하지 못하는 듯합니다. 자신이 원하는 더 큰 목표가 있기에, 대학 1학기만 다니고 반수를 하겠다고 합니다. 솔직히 저는 지금 합격한 대학도 충분히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런 말은 하지 않았습니다. 부모의 역할은 결국 끝까지 응원하고 또 응원해주는 것이니까요.

 

최종 합격 발표가 나자마자 딸아이는 아르바이트 일자리에 지원해서 오늘 밤에 면접을 보러 간다고 하네요.

 

오늘은 그동안 애쓴 공주님을 위해 찐하게 축하주 한 잔 기울여야겠습니다다다다!!!

그동안 정말 고생 많았어요, 사랑하는 우리 공주님.

오늘도 불꽃 퐈이야~^^

*사진은 중학교때 모습

 

#수능 #고3 #대학입시 #대학합격 #정시 #자퇴 #고등학교중퇴 #미대입시 #시각디자인 #꿈을향해 #공주 #공주님 #딸아이 #아빠와딸 #가족 #아빠의응원 #부모의응원 #응원합니다 #진로상담 #직업상담 #진로교육 #진로설계 #인생설계 #생애설계 #인생수업 #커리어코치 #정철상

 

✔상담요청방법:

상담요청은 e메일로만 받습니다. 상담답변은 무료로 답변을 보내드리오나 신상정보를 비공개한 상태에서 공개됩니다. 제3자에게도 도움이 된다고 판단해서 공개하게 되었습니다. 유료상담에 한해 비공개로 진행되며, 유료상담은 이틀 이내 답변이 갑니다. 상담을 희망하시는 분들은 상담원칙(www.careernote.co.kr/notice/1131) 을 먼저 읽어 보시고 career@careernote.co.kr 로 고민내용을 최대한 상세히 기록해서 보내주시면 성실하게 답변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커리어코치 정철상은...

인재개발연구소 대표로 대구대, 나사렛대 취업전담교수를 거쳐 대학, 기업, 기관 등 연간 200여 회 이상의 강연과 상담을 하고 있다. 《나만 몰랐던 취업비법》, 《대한민국 진로백서》, 《서른번 직업을 바꿔야만 했던 남자》, 《아보카도 심리학》 등의 다수 도서를 집필했다. 대한민국의 진로방향을 제시하며 언론과 네티즌으로부터 ‘젊은이들의 무릎팍도사’라는 닉네임을 얻었으며 ‘정교수의 인생수업’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대한민국의 진로성숙도를 높이기 위해 맹렬히 활동하고 있다.

 

 ✔문의처

카톡id : csjung2000

이메일 : career@careernote.co.kr

 

✔ 따뜻한 카리스마와 인맥맺기:

 페이스북 친구+, 인스타그램 친구+브런치 : 구독 유튜브 인생수업 구독+

무료상담(공개) 클릭+ 유료상담(비공개) 클릭+, 카리스마의 강의주제: 보기+^^, 카리스마 프로필 보기^^*

취업진로지도 전문가 교육 : 보기 + 한국직업진로지도협회 안내 카카오채널 : 구독하기

저서: <나만 몰랐던 취업비법>, <아보카도 심리학>, <대한민국 진로백서>,<서른번 직업을 바꿔야만 했던 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