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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번 직업을 바꾼 남자

어린 사람들에게도 배울 점이 있다!

by 따뜻한카리스마 2007. 7. 2.

6월까지는 정말 정신없이 강의하러 돌아다녔다. 전국적으로 한달에 30~40여회 대학과 기업 강연을 다녔으니 꽤나 다닌 것 같다. 덕분에 지난달 말에는 다소 비실비실 거렸다. 병원 의사의 휴식 경고까지 받았다. 황영조 코치나 이건희 회장처럼 희생적인 삶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면 쉬라고 한다. 사실 ‘나는 가치 추구 쪽에 가까운 사람입니다’라고 차마 말하지는 못했다. 그 수준에는 한참 못미치는 편안한 삶을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여하튼 월말에 시간이 나서 나사렛대학교 학생들의 과제물을 평가했다. 생애설계와 직업진로라는 과목으로 20~50명 정도의 4개 클래스 학생들이다. 레포트가 평균 10장 정도가 넘으니깐 대략 2천장 정도의 내용을 읽어본 셈이다. 대충 읽겠지 하고 보내온 학생들은 여지 없이 탈락을 줬다. 20%이상을 탈락 시켰으니 욕깨나 먹게 생겼다. 그래도 그것이 교훈이 되리라는 생각으로 그나마 관대하게 평가 했다.

학생들에게는 다소 과분한 과제

사실 1학년 학생들에게 너무 분에 넘치는 과제를 줬는지 모르겠다. 형식적인 과제를 위한 과제가 아니라 학생들 삶을 위한 과제를 내줬다. ‘자신이 생각하는 비전, 행복, 직업, 성격, 가치관, 직업관, 핵심강점, 인생계획, 꿈꾸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 해야될 행동, 달성전략,,, 등등’의 내용을 내줬다.

사실 대학졸업을 앞둔 학생들도 제대로 생각지 못하고 있는 친구들도 많다. 심지어 직장인이 되어서도 자신의 비전이 무엇인지 직업관이 무엇인지 조차 모르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언뜻 보면 쉽지만 상당히 어려운 과제들이기 때문이다.

나의 수업 방식은 이렇다. 주로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그룹 토론을 하고, 학생들이 발표를 하고, 내가 일부를 정리한다. 그런 다음 학생들이 돌아가서 과제물로 작성해서 스스로 학습하는 방식으로 교육을 운영한다.

  그러다 보니 열의가 있는 학생은 대단하다. 1학년이라고 차마 느껴지지 않을 정도의 열정으로 자신의 인생을 그리고 알차게 지낸다. 심지어 3,4시간 정도 밖에 수면을 취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꿈을 위해 현재를 희생하며 살아가는 아이들을 보면서 내가 오히려 부끄러워짐을 느낀다.

  장애우임에도 사색의 깊이가 엄청나

또 한편으로 학교 특성상 장애우들이 많다. 기억이 남는 친구들이 있다. 한 친구는 24살의 나이에 뇌종양을 발견하고 종양제거 수술을 했으나 시력을 잃어버린 청년 학생도 있다. 좌절을 극복하고 잃어버렸던 행복을 향해 꿈을 다지는 그 아이의 과제를 보면서 눈물이 날 정도 였다. 또 한 친구는 나이가 37살의 중복 장애우다. 태어나면서부터 시각과 청각 모두를 잃어버린 장애우다. 이미 중년에 들어간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대학을 입학한 가장 나이 많은 친구다. 그런데 이 친구 사색의 깊이가 장난이 아니다. 엄청난 깊이다. 그의 꿈은 작가다. 그는 살아남아서 반드시 자신과 같은 장애우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한다.

이러한 젊은이들이 있기에 우리의 미래는 밝다. 물론 과제도 엉망이고 떠들고 혼란스러운 아이들도 있다. 하지만 그 아이들에게도 결코 사랑의 손을 놓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오히려 그러한 아이들에게도 우리 사회의 미래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이들에게도 강의에 대한 감상과 비평을 직접 제출 받는다. 극찬도 많지만 일부의 악평도 있다. 하지만 그러한 날카로운 비평 속에서 더욱 더 많은 배움을 얻는다.

어린 사람에게도 배울 점이 많아...

우리는 보통 윗사람에게서 배우려고 하지 아래 사람에게 배우려 하지 않는다. 사실 아랫사람이라는 말 자체가 다소 적절치 못한 부분도 있다. 여하튼 놀랍게도 그들에게서도 배울 점이 의외로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은 늘 머리를 숙일 필요가 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나는 부족한 면이 많았다. 나의 교만함을 깨트리기 위해서 그들의 비평을 개방적으로 듣는다. 그럼으로 인해 너무 많이 배운다.

그래서 우리의 미래는 여전히 밝다고 믿는다^^*

학생들 평가를 마치면서 더욱 더 좋은 선생님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