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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인생,사는 이야기

인간은 존재 자체만으로도 존엄-故김수환 추기경의 가르침

by 따뜻한카리스마 2009. 2. 18.


김 추기경, 유교 통해 인간과 종교 설파
인간존엄성, 어떤 권력으로도 막을 수없어

우연히 이뤄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을 애도하며 살아생전에 그가 강연한 이야기를 담아 보낸다. 종교에 대해서, 우리 인간의 삶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자리가 되었으면 한다.


 

유교와 그리스도교 양쪽의 인간관을 대비해서 생각해봄으로서 오늘의 우리가 함께 고민해야할 인간관과 가치관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공자는 논어를 통해 인간을 말했고, 삶을 말했다. 공자 자신을 위한 것도 아니고, 인간을 위해서 이야기한 것 그것이 바로 유교(儒敎)가 아닐까 생각한다.

 

공자는 최상의 덕으로 인(仁)을 손꼽았다. 정치나 경제나 모두 인간을 위해서 있는 것이다. 인간이 없다면 이 세상의 모든 것이 의미가 없다고 보지 않았나 생각한다.


나는 논어가 바람직한 인간상으로 본 것이 군자(君子)라고 본다. 논어는 군자로 시작해서 군자로 끝나지 않는가. 인을 떠난 군자가 있을 수 없고, 군자 또한 인이 없이 군자가 될 수가 없다. 이거 정말 공자님 앞에서 문자 쓰는 격이 되었다.


인(仁)이 무엇인가? 인은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다. 인은 인간 세상 최상의 덕이고, 최고의 덕이다. 그래서 인은 목숨보다 더 중요하다 주장하셨다. 인간 사랑을 최고의 덕목으로 본 것이다. 오로지 ‘인을 가진 사람만이 참사랑이다’라고까지 주장했다.


군자는 천명(天命)을 두려워하고, 천명에 순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천명은 의지를 가지고 행동하는 인격적인 절대자라고 말했다. 천명에 순응하면서 합일하는 상태가 인간 완성상태라고 보았다. 사실 이 사상은 김수환 추기경이 선종하실 때까지 계속되었다. 그는 어떤 생명연장도구도 거부하셨기 때문이다. 자신의 운명을 거슬러가고 싶지 않으셨던 게다.


인간의 참된 자유가 무엇인가? 선택의 자유다. 선도 악도 우리의 자유 의지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인간은 나약해서 악이 나쁜지 알면서도 악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죄를 지음으로써 양심의 가책을 받는다. 죄의 노예가 되어 악에 구속되기도 한다. 그러나 선을 택하고 진리를 따른다면 비록 어려움이 있을 수 있지만 그 안에서 더욱 더 큰 자유를 누릴 수 있다.


그리스도는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고 말했다.


참된 진리는 개인의 완성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인류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모두가 하나로서 인간을 이루는 것이 궁극적 목표다.


                                             (故김수환 추기경, 이미지출처: 뉴시스)

인간의 목적은 무엇인가?

인간은 왜 자신의 욕심대로 살면 안 되는 것인가? 왜 덕(德)을 쌓고 군자가 되어야 하는가? 인간 삶의 의미를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서양 철학도 마찬가지지 않나 생각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은 이성적 동물이라고 했다. 이 말은 마치 인간을 표현하는 정의처럼 흘러왔다. 그 말이 맞기는 하지만 인간의 심리적, 내적, 정신적, 영적 표현을 모두 아우른다고 말할 수는 없다.


파스칼은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라고 말했다. 하지만 인간이 우주보다 위대할 수도 있다. 그래서 인간들은 우주도 의식하고 우주를 통제하려고 하는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동시에 인간은 갈대처럼 나약하다. 정신적, 육체적 모든 면에서 너무 취약하다고 바라본 것이 아닌가한다.


과학적인 방법으로 인간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미 인간에 대한 비밀이 많이 알려졌다. 하지만 우리가 인간에 대해서 알면 얼마나 알고 있겠는가.


오늘날 의학이 가장 인간에 대해서 많이 아는 것처럼 되어 있다. 해부학이 워낙 발달하다보니 미래의 어느 날 인간육체의 모든 비밀을 알 날이 올지도 모를 일이다.


그래서 그런지 사람들이 인간 육체에 대해서 너무 가볍게 본다. 우리를 구성하고 있는 원자 요소 하나의 연구에도 그 끝이 없다고 들었다. 우주의 신비를 언제 다 파헤칠 수 있을지 아무도 알 수 없다. 그런데도 과학에 너무 맹신하는 것은 아닌가한다.


우리는 그러한 과학적 탐험보다 우리 인간 생명의 경건함, 거룩함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인간은 존엄하다는 사실이다. 인간 존엄과 평등을 거의 모든 국가에서 보장하고 있다. 인간이 존엄하다는 것은 나라의 권력으로도 침범할 수 없는 것이다.


우리의 헌법도 이를 보장하고 있다. 가난하든 부자이든, 잘나든 못 나든, 장애가 있든 장애가 없든 모든 사람들이 평등하게 존엄한 것이다.


이것을 부정한다면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도 없어질 것이다. 종교, 과학 모든 것이 인간이 존재하지 않으면 그 역시 의미가 없어지는 것이다.


왜 인간이 존엄하다고 말하는가. 왜 바보천치까지 존엄하다고 말하는가. 그것을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있느냐고 묻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 식으로 증명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인간 권리는 천부적이다. 존재와 생명의 근원이다. 나는 하느님이 인간이라는 존재를 주셨다는 것을 인정할 때만 이해할 수 있다고 본다. 다분히 학문적인 것이 아니라 신앙적인 것이다. 하느님을 배제한다면 인간이란 존재도 이야기할 수 없어지기 때문이다.


일부 과학자들은 참으로 우연이 무엇과 무엇이 만나 생명이 시작되었다고 말한다. 생명이란 것을 어떻게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단 말인가. 누가 ‘이 컵이 왜 여기에 있느냐’고 내게 물었을 때 내가 그것은 참으로 우연히 여기 있다고 말하면 아무도 안 믿을 것이다. 우리가 보고 있는 컴퓨터도 TV도 모두 우연히 만들어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김수환 추기경은 인간이란 존재 그 자체만으로도 존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한 바탕위에 인간 삶이 출발할 수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하고 매듭을 지었다.



* 참고로 이 내용은 김수환 추기경이 살아 생전에 KBS 도올논어 특강에서 하신 말씀을 발췌한 것입니다. 필자의 군더더기는 너그러이 양해해주시길 바랍니다. 김수환 추기경과 도올이 나눈 인간과 하느님에 대한 종교 토론은 다음 마지막 3편에서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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