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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비평,고발

길거리서 여자 뺨 때리는 남자에게 한마디했다가 봉변당할 뻔한 사연

by 따뜻한카리스마 2008. 9. 22.

옛 직장 동료를 강남의 번화가 골목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기다리는 동안 길거리에서 여자 뺨을 때리는 남자를 우연히 보게 됐다.
약속된 장소에서 나를 픽업하러 오기로 한 상황이라 골목으로 멀어져 가는 두 남녀를 따라가기도 용이하지도 않았다.

 

'어떻게 할까'하고 예의주시하며 보고 있었다. 그런데 멀리가지 않고 다시 티격태격하더니 다시 여자의 뺨 때리는 모습이 보였다. 그런데도 여자의 저항이 많지 않은 것으로 봐서 부부사이인 듯도 보였다.

 

'말려볼까, 신고할까, 사진을 찍어둘까, 동영상을 찍어둘까' 하는 여러 생각들이 순간적으로 들었다. 부부사이라면 개인사인데 굳이 내가 관여한다는 것이 주제넘는 행동인 것 같아서 일단 멀리서 지켜보았다.

 

그렇게 멀리서 지켜보고 있는데 이 남자분의 폭력이 갈수록 더 격해지는 것이 아닌가. 지나가던 시민들은 뒤돌아보기는 해도 누구도 도와주지 않았다. 구두까지 벗어서 여자 얼굴을 가격하려는 행위를 보고 도저히 견디질 못하고 달려갔다.


 

따: 아저씨, 왜 여자를 때리세요.
아: 부부 사이 일이니깐 빠지세요.

 

따: 아무리 부부사이라고 하더라도 여자를 그렇게 때리시면 어떡합니까.
아: 안 때릴께요. 말로 할께요. 됐죠? 가세요.

 

따: 자꾸 이러시면 경찰에 신고하겠습니다.
아: 아, 마음대로 하쇼. 신고하든가...

 

이 중년의 남자는 이 여자가 맞을만해서 때렸다고 말한다. 그렇게 이 남자와 티격태격하며 말을 주고받는데 여자 분이 살며시 끼어들며 괜찮다는 듯 한 표정을 보냈다. 그렇다면 굳이 내가 지나치게 간섭을 할 필요는 없겠다 싶어 되돌아섰다.


                                                      (이미지출처: 네이버 bluelcj7님)

 

그런데 다행히도 경찰차가 지나가고 있었다. 그래서 내가 급히 손가락으로 두 사람이 있는 장소를 지시하며 그 쪽으로 가보라고 했다. 다른 사람이 신고한 것 같았다. 다행히다 싶었다. 그런데 두 남녀와 잠시 이야기하던 경찰이 나에게 다시 오더니 신고했느냐고 물어온다. 그래서 나는 내가 신고하지는 않았지만 저 남자가 여자에게 폭력을 행해서 문제가 있어 보여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적절한 조치를 해달라는 말이었다. 그런데 경찰은 두 남녀와 몇 마디 말을 주고받더니 곧바로 떠나 버린다.


 

잠시 후에 이 중년 남자가 몽둥이 한 자루를 들고 나에게 다가왔다. 나 보고 신고했느냐고 윽박지르듯 묻는다. 금방이라도 몽둥이질이라도 할 기세다. 만일 나에게도 폭력을 가한다면 나 역시 이제는 참을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서 슬그머니 시계를 풀었다. 가슴이 쿵쾅거렸지만 피할 수 없었다. 치고받을 수밖에 없는 일촉즉발의 순간이었다.


 

내가 이대로 피하지 않고 응전하겠다는 자세를 보이자 남자는 오히려 뒤로 물러선다. 맨주먹이 아니라 막대기를 가져온 것에서부터 이미 자신이 없었던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여자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것 자체가 비겁함의 소치가 아니겠는가.

 

그런데 몇 가지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남자는 여자가 술집을 나가서 맞을 만해서 때렸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내가 10여분 가량 지켜본 바에 따르면 거의 상습적인 폭력수준이었다. 두 사람모두 한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니다. 남자의 말처럼 여자의 잘못 때문일 수도 있다. 사실이라면 심정적으로도 남자에게 동정심이 가기도 한다. 그러나 그렇다 하더라도 가정사라고 폭력을 용납해서는 안 된다고 믿는다.

                                       (이미지출처: http://blog.naver.com/ilsunjo)

 

 

우리 사회에서는 가정 내의 폭력에 대해 지나치게 관대한 경향이 있다. 아이들을 사랑이라는 미명하에 체벌을 가한다. 그 수준이 폭력에 가까운데도 ‘가정문제’, '가정교육‘이라는 이름으로 무마 된다. 학교에서도 선생님이 아이들 교육에서는 체벌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심한 체벌을 가하는데도 폭력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물론 최근에는 여러 부분에서 많이 나아졌다. 하지만 이런 작은 폭력에 대한 관용성이 사회폭력을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한다.

 

학생들과 상담하다보면 어릴 때의 가정 폭력에서 입은 상처가 아주 심각한 경우가 많다. 폭력을 당했던 사람은 폭력 행사에 대해서 둔감해진다. 손쉽게 다른 사람에게 또 다시 폭력을 행사하는 악순환을 거칠 수 있는 것이다.

 

두 번째 이해가 되지 않았던 것은 경찰의 행동이다. 사실 신고가 들어왔다고 무조건 경찰서 데려가서 조서를 꾸미는 것은 지나친 월권일 수도 있다고 생각 든다. 그러나 적어도 두 사람의 신원을 조회하고 신고자나 제보자와 가까운 거리에 있지 않도록 안전 조치를 취해서 안전함을 확보한 다음에 자리를 떠나야 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런데도 아무런 조치 없이 바로 그 자리를 벗어나는 모습을 보고 황당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남자와 내가 충분히 폭력을 행사할 수밖에 없는 상황까지 이어졌기 때문이다. 내가 아니었다 하더라도 또 다른 물리적 폭력이 일어날 가능성이 컸다. 신고를 받았다면 최소한 여성과 떨어뜨려는 놓아야 하지 않겠는가. 경찰의 업무는 범죄자들을 처벌하는데도 있지만, 범죄 상황을 미리 예방해야 하는 의무도 크지 않은가 생각한다.

 

또 다른 폭력이 일어날 수 있는 순간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치도 없이 그 자리를 떠나 버린 경찰들의 행위에 다소 황당함을 금치 못했다. 만일 이렇게 신고자의 신변을 보호하지 못한다면 누가 이런 일에 나서려고 하겠는가.

 

그러는 사이 기다리고 있던 옛 직장 동료가 도착했다. 그는 불필요하게 간섭했다며 나를 꾸짖는다. 잘못했으면 폭력에 휩쓸렸 것이라고 우려한다. 동료의 말처럼 쓸데없는 일이 된 셈인가.

 

개선되지 않는 가정 내의 폭력문제와 허술한 경찰의 대응에 씁쓸한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

 

* 글쓴이 정철상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기 위한 커리어 코치로, 대학교수로, 외부 특강 강사로, 작가로, 칼럼니스트로, 상담가로 다양하게 활동하고 있다. KBS, SBS, MBC, YTN, 한국직업방송 등 여러 방송에 고정출연하기도 했다. 연간 200여 회 강연활동과 매월 100여명을 상담하고, 인터넷상으로는 1천만 명이 방문한 블로그 커리어노트(www.careernote.co.kr)’를 운영하는 파워블로거로도 활동하며 따뜻한 카리스마라는 닉네임으로 불리고 있다.

 

현재 나사렛대학교 취업전담수로, 인재개발연구소 대표 활동하면서 <따뜻한 독설>, <심리학이 청춘에게 묻다>, <가슴 뛰는 비전> 등의 다수 저서를 집필했다. 사단법인 한국직업진로지도협회를 설립해 대한민국의 진로성숙도를 높이고자 힘쓰고 있다. 또한 취업진로지도전문가교육을 통해 올바른 진로지도자 양성에 힘쓰고 있다. 젊은이들에게 가슴 뛰는 꿈과 희망찬 진로방향을 제시하며 젊은이들의 무릎팍도사라는 언론으로부터 닉네임까지 얻으며 맹렬히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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