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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정철상 선생님.

뒤늦은 진로 고민에 빠져 있는 30대 중반의 의사입니다. 나이와 직업으로 봤을 때 대체 무슨 고민일까.. 하실 수도 있겠지만 나름대로는 이대로 더는 진행할 수 없다고 생각되어 꽤나 신중한 성격이 제가 여기까지 와서 조심스럽게 조언을 구하고자 메일을 드리게 되었습니다.

 

20대 후반의 나이에 원래 전공인 생명과학 석사까지 마쳐 놓고는 의사가 되고자 하는 길에 들어섰습니다. 어쩌면 저는 입시 위주의 대한민국 교육 분위기 속에서 공부 잘하는 것에 제 모든 자존심을 걸고 성적이 잘 나오면 다 괜찮은 걸로, 성적이 떨어지면 큰 일이 난 걸로 그 체제에 저를 잘 맞춰왔는지 모르겠습니다. 그 과정이 저 자신을 몰아붙여야 하는 순간들이 있었지만 또 알아가는 즐거움이 어느 정도는 있었기에 생명과학 학사, 석사, 그리고 의대 공부를 선택하고 여기 까지는 왔던 것 같습니다.

 

생명과학인 전공을 바꿔서 의사가 되고자 한 이유는 학부 때까지는 나름 즐겁게 공부를 했다고 생각하지만 석사를 진학해서 실험을 해보니 새로운 것을 밝혀내야 하는 실험 위주의 일이 재미없게 느껴지기도 했고, 숫한 고생과 실패에도 불구하고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보답과 인정이 적은 연구 쪽의 일에 회의를 느껴서입니다.

 

또 제가 하는 일이 의사들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분야였는데요. 의사들은 효과가 어느 정도 입증된 방법이나 약을 가지고 실전에서 적용하는 사람들로 보여서 그 점이 매우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또한 그들이 사회적 인정과 보상을 더 받는 것으로 보였고, 마지막 이유는 과학을 전공하기는 했지만 저는 인문계적 성향이 강한 사람이어서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사람들의 내면에 문제에 관심이 많은데 내가 배운 생명과학적 배경과 원래 성향인 인문계적 성향을 살려 정신과 의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공부를 열심히 했습니다. 그게 저의 살 길이라고 생각하면서. 그리고 의학전문대학원에 다행히 합격을 하고 빡빡한 의학공부 일정을 맞춰가면서 어느 순간부터 지치기 시작했습니다. 확실히 지쳐서 공부에 집중을 못했던 게 2학년 때 부터였던 것 같고 성적이 확연히 떨어져서 맥을 못 추던 것도 그 때부터였던 것 같습니다. 본과 과정의 의대 공부는 양이 너무나 많았고 시험도 매주에 한 번씩 있어서 어디 맘 놓고 운신할 여유도 그리 많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또 같이 공부하는 동기들 또한 의욕도 많고 똑똑한 사람들이어서 늘 긴장하고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기도 했습니다.

 

뭔가 진짜 집중해야 되는 데 도무지 되지가 않는 그런 상황을 만났다고 해야 할까요. 의대 성적은 바닥이었고, 여러 가지로 자신감도 많이 떨어졌고 지쳤고 좋지 않은 성적 때문에도 가고자 하는 병원의 인턴 지원에 떨어져 1년을 쉬게 되었습니다. 그 동안 일반의 자격으로 개업가 병원에 취직하여 일 해 본 결과 의사의 권위를 가지고 일하려면 전문의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해서 다시 인턴을 지원해서 지금은 인턴 1년을 마쳤고 지금은 모 병원 모 과에 전공의 1년차를 마쳐 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인턴 과정은 한 마디로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두 번 하라고 하면 못 할 일이라 생각이 되고 그 과정에서 무리한 강도의 업무, 잠도 밥도 제대로 챙길 수 없는 상황과, 아픈 환자와 보호자들을 보면서 그 강도를 어떻게 표현해야 될지 모르겠지만 의사가 된 것을 진심으로 후회했고, 그만 두는 동기들의 마음이 어느 정도는 이해가 되기도 했습니다.

 

제 성격은 별로 화낼 줄 모르고 다른 사람에게 웬만하면 맞춰서 평화롭게 일을 해결하고자 하는 성격이지만 병원 일을 하면서 욕도 하게 되었고, 참다못해 몇 번은 폭발해서 간호사와 말이 오가기도 했고 환자와 보호자와 부딪히기도 했습니다. 그 와중에 불만카드를 써서 저를 협박하는 환자와 보호자도 있었고, 원하는 처치를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만큼 해주지 않았고 본인들이 보기에 예의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온 보호자 가족이 모인 자리에서 저를 불러 놓고 공개 사과를 하라는 보호자 가족도 있었습니다.

 

분명 저는 의사로서의 실무적 자질은 더 갖추어가고 있었지만 의사라는 직업에 회의가 들기 시작했습니다. 내 상황과 입장의 고려 없이 터지는 대로 다 막아내야 하는, 이 일이 아주 헌신적인 마음가짐과, 지적인 능력과, 의욕과 그리고 체력이 없으면 할 수 없는 일이라는 생각에 내가 의욕만 앞섰지 능력이 안 되는 구나, 큰 실수를 한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인턴을 하면서 환자 고치는 의사가 되겠다는 마음은 회의가 들었고 환자를 미워하게 되었고 보호자들이 싫어졌습니다.

 

가고 싶다고 했던 정신과의 인턴을 돌았을 때는 좋은 경험이기도 했지만 환자들을 대할 때 내 자신의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으면 이런 환자들을 대한 다는 게 너무 힘든 일이구나 느껴지기도 했고 저에게 정신과 의사를 꿈꾸게 했던 좋은 정신과 의사인 분들도 있었지만, 자기 자신이 타인을 다 꿰뚫고 있다는 태도를 보이는 모습을 발견하면서 여기에 과연 답이 있는 걸까 실망하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과의 인턴을 하는 1달의 기간 동안 저는 약의 이름과 용량을 매일 표로 정리해야 하는 일을 거의 매일 실수를 해서 인턴 점수를

아주 낮게 받고 말았습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저는 정신과 지원에서 원하는 스펙을 갖춘 편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내가 여기까지 오게 된 이유가 되었던 과이고 지원이 눈앞에 있는 상황에서 포기할 수 없다고 생각되어 지원했지만 마지막 카드라고 생각했던 면접에서도 제 자신을 제대로 어필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결국 저는 불합격했고 다시 다른 병원이나 내년을 노려 정신과에 지원할 수도 있었지만 그럴 의욕이 남아 있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일은 고되었고 저는 어디로 날아가 꽂혀야 하는지 모르는 화살이 되어 공중에 뜬 기분이었습니다. 뒤늦게 second plan으로 저는 환자를 보지 않고 응급이 없는 모 과에 지원하여 전공의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1년이 거의 다 지나는 지금의 시점에서, 이 과는 환자를 직접 보지 않고 응급 콜이 없지만 그만큼 많은 공부를 해야 하는 과인데, 문제는 여기에도 집중을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책을 많이 찾아 봐야 하고 학구적인 면모가 필요하며, 세세한 문서 formet을 한 자, 한 자 오탈자 없이 꼼꼼하게 맞춰야 하는 과이고 발표도 매우 많은 과입니다. 결론적으로 저는 아주 느리게 마지못해 따라가고 있습니다. 일도 신속하고 빠르게 처리하지 못하면 며칠은 밤샐 각오도 해야 하고 일이 익숙하지 않은 1년차라 반년 넘게 일이 많은 일정에는 2-3일씩 집에 새벽 5-6시에 퇴근해서 7시에 다시 나오거나 아예 집에 못하고 다시 하루 일정이 시작하는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래도 공부 양은 많아서 단 기간에 다 알 수 있는 게 아니라 열심히 한 시간이 쌓여야 하는데, 문제는 열심히 하고 있지를 못한 상태입니다. 발표 준비를 몇 번을 죽 쑤면서 느꼈습니다. 내가 이 분야가 별로 궁금하지가 않구나, 알고 싶지가 않구나. 그래도 나는 발표자이고 내게 맡겨진 일이니 해야 하는데 기본도 맞추지 못하는 것을 몇 번을 경험하면서 내가 왜 이러는 건지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기본적인 포맷 실수가 반복 되면서 이건 실력의 문제가 아니라 주의력의 문제이고, 어딘가에 정신 줄이 아주 나가 있지 않고는 이렇게 같은 실수를 계속 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수년을 일 해 왔던 사람도 오탈자를 낼 수 있고 오래 일한 베테랑들과 교수님과 윗 년차 선생님들도 그런 소소한 실수들을 하는 것을 보기는 하지만, 제가 부각되는 이유는 지금은 실력을 요구하는 고년차가 아니라 기본을 제대로 하고 분위기 파악이 안 되는 어이없는 실수를 안 하는 것만이 요구되는 저 년차인데 다른 동기들에 비해서도 이런 점이 너무 느리게 개선이 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제가 느끼는 한 가지는, 저에게 잘하고 싶다는 그 동기가 없다는 것입니다. 발표 준비가 코앞에 닥쳐와도, 시험이 내일 모레인데도 책을 펴 놓고, 자료를 꾸역꾸역 뒤져봐도, 쉴 시간을 조금만 줄이고 틈틈이 집중하면 발표 준비할 시간이 있는데도 기가 질리기만 하고 주저앉고만 싶습니다. 처음에는 일이 너무 많고, 피곤해서 아직 흥미를 못 느끼나, 익숙해지면 재미가 느껴지지 않을까, 그래도 콜은 안 받잖아, 등등으로 내 자신을 추스르고 이 시간을 버텨내려고 했지만, 1년이 다 지나는 시점에서 발표 준비를 하면서 스스로에게 느낀 점이 있다면, 내가 이걸 잘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는 것입니다. 잘하고 싶은 의욕이 없는 일을 지치고 쉬고 싶은 가운데 또 다시 밤을 새면서 잘해낼 의욕이 서지를 않는 것 같습니다.

 

동기들은 어느 정도는 이 일에 기본을 맞추어가고 ok 선을 넘는 데, 저는 의욕이 없기만 합니다. 거의 주 7일을 일하고 매일 평균 3-4 시간을 자며 정신없이 죄송합니다를 연발했던 1년 차 전반기를 마치고 휴가를 받아서 어디를 놀러 가고 싶지도, 맛있는 것 먹으러 가고 싶지도, 누구를 만나고 싶지도 않았고 이 문제를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심각하게 고민이 되어서 기도원에 들어갔었고 결론을 얻지 못한 채 다시 일에 복귀하여 그만 둘지 다른 과로 갈 거면 어느 과로 갈 것인지, 아예 의사를 하지 말 것인지. 결론을 얻지 못한 채, 1년차가 3/4가 지나고 있는 시점입니다.

 

다른 과를 지원하려면 빠르면 여름 전에 그만 두고 가을에 지원하는 전공의 전형에 지원했어야 했거나 늦어도 내년 전공의로 들어가려면 9월 초 쯤에는 그만두고 해당과에 지원 의사가 있음을 밝히고 인사를 갔어야 하는데 내년 전공의 지원 시기도 이미 마감이 된 상태 입니다. 저는 이 과의 일에 의욕이 없습니다. 이게 일을 하기 싫어서 대는 핑계인지 제가 과를 잘못 선택해서 안 맞는 것인지를 구분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이렇게 안 맞으면 그만 두면 될 텐데, 그러고 나면 뭘 하고 싶은 건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몇 번이고 다른 과들을 떠올려 가며 하나하나 생각해 보아도 이거다 싶은 과가 없습니다. 인턴을 하면서 일이 지나치게 힘들면 본래 좋은 취지도 사라지고 만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의사가 아닌 사람들이 의대생들이 쉬운 과만 서로 하려 든다고 비판하지만 직접 해보니 왜들 이러는지 어느 정도 이해가 됩니다.

 

힘든 게 두렵습니다. 그 강도가 본질을 바꿔 놓을 수 있을 정도로 힘들다는 것에 약간 데였다고 할까요. 그리고 정말 걱정이 되는 것은 다른 과를 가도 이렇게 집중을 못할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단순히 괜한 두려움이라 제가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낸다면 해결될 일인지, 아니면 어느 과를 막론하고 뭔가 내면적으로 문제가 있어서 뭘 해도 지겹기만 하고 하기 싫은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제 자신이 잘 하는 일은 제가 찾아내야 하는 것이고 다른 사람에게 물어 본다는 것이 안 맞는 일인지도 모르겠지만, 여기서 더 이상 진도가 나가지 않은 채 너무 오래 시간을 끌고 있어서 조심스럽게 조언을 구해봅니다.

 

답변:

답변이 너무 늦어져 송구합니다.

너그러이 양해 부탁드립니다.

 

지금의 문제는 제가 잘 모르는 분야인데다 정답이 없는 문제라 더더욱 어려운데요. 그래도 본인의 문제와 상황을 소상하게 밝혀주셔서 깊이 감사드립니다. 의사가 되고 싶은 분들에게는 분명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더불어 환자들도 의사로서 일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움이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작은 이해가 될 것 같아서 소중한 자료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제가 잘 모르는 의료 분야이지만 지금의 문제를 한 마디로 말한다면 적성과 태도의 문제가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말하자면 적성이 맞지 않기에 겪는 어려움이죠. 그런데 문제는 당장에 어느 분야에 적성이 있는지도 모르고 있다는 겁니다.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이런 문제에 봉착해 있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럴 때 해결하는 방법 역시도 각 개인이 놓인 상황에 따라 서로 전혀 다를 수도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문제를 회피하거나 그만두는 것이 하나의 전략이 되겠죠. 많은 사람들이 이런 선택을 합니다. 때로 어떤 상황에서는 그런 전략도 필요합니다. 그러나 어떤 상황에서는 나쁜 선택이 될 수도 있습니다.

 

스스로 신중하게 판단을 해야 하는데요. 자신의 적성을 찾을 때까지는 조금 더 참고 인내하며 기다리는 방법이 있을 수 있고, 경우에 따라 적절한 경험과 역량을 키워서 자신이 일하고 있는 분야에 적성을 맞춰 나가는 방법도 있을 겁니다.

 

지금 현재 적성이 맞지 않는 것 때문에 겪는 어려움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씀을 드리긴 했는데요. 엄밀하게 말해서 적성이 전혀 없다고 볼 수도 없습니다. 의료분야에 대한 흥미와 적성이 없다면 의대 졸업 자체가 힘들기 때문입니다. 중도에 하차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런 경우에 해당된다고 봐도 좋을 겁니다. 그렇다면 지금의 문제는 왜 생길까요? 일단 자신의 일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서 그럴 수도 있습니다. 자신이 기대하는 수준에 맞는 직무가 되어야 하는데요. 그렇지 못한 거죠. 그럴 때는 내가 그만두거나, 내가 기대치를 낮추는 겁니다. 물론 보직을 이동하는 방법이 있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기대치를 조금만 낮추고 일을 지속해봤으면 합니다. 그 과정에서 자신의 적성이 무엇인지 탐색하며 찾아보는 거죠. 경우에 따라 기술과 역량이 늘어나면 적성과 흥미도도 높아질 수도 있습니다. 아직은 전문역량과 기술적인 부분이 부족하기에 힘들어서 적성이 없다고 느낄 수도 있다는 겁니다. 이렇게 접근하는 방식이 기회비용을 줄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왜냐하면 이렇게 기대치가 높은 사람일수록 오히려 다른 일에서도 만족감을 느끼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일을 놓치지 않고 일을 해나가면서 자신의 적성을 찾아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경우에 따라 새로운 과에서 새로운 적성을 찾을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자신이 하던 일에서 똑같은 일이라도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해나갈 수도 있습니다.

 

일단 본인이 원했던 정신과로의 이동을 시도해보시길 권하고 싶습니다. 원하시는 다른 과가 있다면 그쪽으로 이동해보는 것도 고려해보세요. 그러나 일단 어느 쪽이든 선택을 하게 되면 지금 현재 과(, 업무)라고 하더라도 전력을 다해서 역량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집중해보시길 바랍니다. 힘드시겠지만 열정을 잃지 않고 부지런히 준비해나가신다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당장에는 전문의 초기라 누구보다 더 힘들 수 있는데요. 이 시기를 잘 헤쳐 나가면 조금 더 시간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여유가 생기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쩌면 이런 여유가 생기면 훨씬 더 일을 수월하게 해나갈 수도 있습니다. 의료계 특성상 힘든 부분이 있겠지만 대개 일이란 것이 경력초기에 특히 힘든 부분이 있습니다. 그러니 일단은 일을 견뎌보세요.

 

두 번째는 태도입니다. 죄송한 말씀이지만 일하는 태도가 다소 부정적이지 않은가 싶습니다. 경력초기라면 무엇보다도 적극적인 자세로 겸손하게 참고 인내하며 일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당연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을지 모르겠지만 완벽하게 맞아떨어지는 멋진 일은 그 어디에도 없지 않나 싶습니다. 그렇다고 느껴지는 직업이나 직장조차 자신의 태도가 바로 서 있지 못하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을 겁니다.

 

이것은 직업이 먼저냐, 태도가 먼저냐 하는 건데요. 많은 사람들은 직업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직업만 좋으면 다 극복할 수 있다는 거죠. 실제로도 자신이 가진 직업에 따라서 마음가짐이 달라질 가능성은 분명 있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도가 중요하다고 저는 주장하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만일 그렇지 않다면 인간은 늘 환경에 종속될 수밖에 없는 불행한 운명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과 운명을 뛰어넘으려는 한 개인의 의지가 필요합니다. 게다가 적성에 딱 맞아 떨어지는 직업이 있다고 믿고 그런 직업을 찾기 시작하면 어딘가에 정답이 있다는 환상에 사로잡힌 채 일자리를 찾게 됩니다. 아시겠지만 운명 같은 직업은 없습니다. 물론 성공하신 많은 분들이 운명 같은 직업을 가지고 있다는 말씀을 하시곤 해서 그런 제 말에 수긍하지 못하실 가능성도 있을 겁니다.

 

사실 저 역시도 지금의 제 일을 운명 같은 직업이라고 믿습니다. 그러나 이 일을 처음 시작할 때는 전혀 그렇지 못했습니다. 거의 5,6 년 동안 제대로 수행해내지도 못하고 제 코가 석자였습니다. 그러나 10여년 넘게 한 분야를 지속하면서 차근차근 일을 해나가는 과정에서 제가 가야 할 길들을 찾아내게 되었고 그것이 제 운명적 직업이 되었습니다. 그럴 수 있었던 이유로는 제 능력이 부족했기에 다른 곳으로 눈 돌릴 여유가 많지 않아서이기도 했습니다.

 

한 눈 팔아도 됩니다. 다른 과를 보고, 다른 직업을 찾고, 다른 진로를 탐색해도 좋습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합니다. 그러니 괜찮습니다. 그러나 자기 일을 지속하면서 탐색해봐야 합니다. 힘들다고 토로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해나가면서 찾아야 합니다. 일을 하는 자세를 보다 긍정적으로 바꾸고, 보다 적극적으로 임해보시길 바랍니다.

 

나에게 잘 안 맞다는 생각이 들 때 오히려 더 열심히 해보는 겁니다. 애초에 선택하려던 정신과를 조금 더 파고 들어보고, 도전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만일 실패한다면 다른 과를 시작해도 되고, 다른 과로의 전환이 안 된다면 전혀 다른 일을 해도 되긴 합니다. 그때 전혀 다른 직업으로 전환해도 되고, 직업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취미나 부업으로 할 수도 있습니다.

 

제가 아는 동네의사 한 분이 계십니다. 꼰대 중에 꼰대로 잔소리도 많고 성질머리도 대단하신 분입니다. 그래서 싫어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저는 그래도 그 분이 명의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신념이 있고 주장하는 바가 뚜렷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분도 원래는 의사가 되기 싫었다고 합니다. 엔지니어가 되고 싶었는데요. 아버지 의사가 되라고 하도 강요해서 어쩔 수 없이 의사가 되었다고 합니다. 적성에도 맞지 않는 의대 수업을 듣는데 힘들었다고 합니다. 정신이 힘드니 몸까지 병이 들어서 더 힘들었다고 합니다. 그나마 가려던 과도 조사연구를 할 수 있는 과로 가도 싶었는데요. 주임교수가 내과로 배정을 했다고 합니다. 하기도 싫은 의사에다 하기도 싫은 내과로 배정되어 싫었지만 그래도 그걸 묵묵히 견뎌내니 지금의 자신이 있더라는 겁니다.

 

그래서 일단은 지금 현재 일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지속해나가는 겁니다. 제가 말씀 드린 의사처럼 계속 하라는 뜻은 아닙니다. 그렇게 일하는 과정에서 전혀 다른 새로운 기회가 생기기도 할 겁니다. 현대는 직업다변화시대입니다. 하나의 직업으로 평생 가지 않습니다. 수많은 변화의 기로에 서게 됩니다. 그런 시대에서는 적성보다도 태도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기술적으로는 여러 가지 선택이나 변화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일단은 묵묵하게 가던 길을 계속해서 걸어 나가면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나는 것이 중요하리라 믿습니다. 엄밀하게 말하면 찾아나가는 것이 만들어나가는 겁니다. 분명 잘 만들어나갈 겁니다.

힘내세요~~~

 

감사합니다

젊은이들의 무릎팍도사^^

따뜻한 카리스마, 정철상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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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정철상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기 위한 커리어 코치로, 대학교수로, 외부 특강 강사로, 작가로, 칼럼니스트로, 상담가로 다양하게 활동하고 있다. KBS, SBS, MBC, YTN, 한국직업방송 등 여러 방송에 고정출연하기도 했다. 연간 200여 회 강연활동과 매월 100여명을 상담하고, 인터넷상으로는 1천만 명이 방문한 블로그 커리어노트(www.careernote.co.kr)’를 운영하는 파워블로거로도 활동하며 따뜻한 카리스마라는 닉네임으로 불리고 있다.

 

현재 나사렛대학교 취업전담수로, 인재개발연구소 대표 활동하면서 <따뜻한 독설>, <심리학이 청춘에게 묻다>, <가슴 뛰는 비전> 등의 다수 저서를 집필했다. 사단법인 한국직업진로지도협회를 설립해 대한민국의 진로성숙도를 높이고자 힘쓰고 있다. 또한 취업진로지도전문가교육을 통해 올바른 진로지도자 양성에 힘쓰고 있다. 젊은이들에게 가슴 뛰는 꿈과 희망찬 진로방향을 제시하며 젊은이들의 무릎팍도사라는 언론으로부터 닉네임까지 얻으며 맹렬히 활동하고 있다.

 

* 교육&모임 안내!

416일 부산)올바른 교육을 위해 강사와 교육자로 갖춰야 할 자세와 태도는 무엇인가? http://cafe.daum.net/jobteach/Sk9N/147

428일 일과 삶의 균형과 성장을 위한 제1회 워라밸 페스티벌 https://goo.gl/forms/EJwYXDzYTmUDy1PF3

취업진로지도전문가 교육안내 www.careernote.co.kr/notice/1611  

()한국직업진로지도 협회 정회원 가입안내 http://cafe.daum.net/jobteach/SjKX/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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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서: <청춘의 진로나침반>,<서른번 직업을 바꿔야만 했던 남자>, <심리학이 청춘에게 묻다>, <가슴 뛰는 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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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번 직업을 바꿔야만 했던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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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의대생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우연히 이 글을 읽던.. 이제 곧 정신과 레지던시 지원하는 의대생입니다 (저는 미국에서 의대를 나왔으니 선생님과 같은 의전생이라고 볼 수도 있겠군요). 같은 의료계 사람으로서 글을 읽고 선생님께서 얼마나 힘든 고민의 시간들을 겪었을지 공감이 되어 이렇게 글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저도 그렇지만.... 밀려드는 환자들을 돌봐야만 하는 상황에서 자기 자신을 돌아보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죠. 그래서 오히려 정신건강을 포함한 건강에 대해 누구보다 더 잘 알아야 할 의사들이 더욱 많이 우울증에 걸리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도 많은 것 같습니다.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자잘한 실수들 역시.. 선생님의 능력 자체가 부족한거라기보다 마음의 문제가 아닐까 합니다. 예를 들어, 우리는 나쁜 기억을 가진 음식만 해도 그것을 이후에 기피하고 속이 울렁거리게 되는데.. 이미 너무나 많이 상처를 받은 병원이란 똑같은 공간에 질리고 질린 상태에서 어떻게 정상적으로 기능할까요? 자잘한 실수를 매일 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비정상이라고 느껴집니다. 선생님께서 능력이 없어서도, 열심히 하지 않아서도, 태도가 좋지 않아서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곳에서 진로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것도 소중한 일이겠지만... 혹시 잠깐이라도 시간을 내어 심리학 석박사나 상담가 선생님들께 이런 이야기에 대해 상담 (psychotherapy)을 받을 수 있으면 더욱 좋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정신과에 관심있으시다고 하고 또 상담을 가장 잘 할수 있는 방법은 스스로 상담을 받아 문제를 해결해 보는 경험이라고 하니... 선생님의 마음의 답답함에 도움을 받으실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이 상처와 고민들을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뒤돌아보고 해결한 뒤에야 좀더 높아진 자존감과 나에 대한 앎을 가지고 진로와 적성에 대해서 답을 낼 수 있지 않을까요. 의사들 사이에 있으면 clinician 이 되지 않으면 큰일날것 같은 어떤 분위기가 있는데, 이 세상에 의사 자격증을 가지고 할수 있는 일들은 생각보다 많습니다. 무엇보다 선생님의 삶이 억지로 살아내는 삶이 아니라 선생님께서 원하시는 행복한 삶이면 좋겠습니다.^^

    2018.06.01 08:2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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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상의 커리어노트
책을 좋아하는 독자로서 책 이야기와,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 삶과 인생, 서른 번 직업을 바꾸며 성장해온 자전적기록과, 평범한 가장으로 살면서 겪고 느낀 삶의 소소한 에피소드를 전한다. 젊은이들의 고민해결사로 따뜻한 세상 만드는데 일조하고픈 커리어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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