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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방송,연예

어린시절 리처드 기어 주연의 ‘브레드레스’를 보고 충격받은 이유

by 따뜻한카리스마 2017. 1. 11.

 

커리어코치 정철상의 영화칼럼 1월호, “네 멋대로 해라!”

어린 시절부터 남달리 영화를 좋아했던 나는 지금까지 3천 편 가량을 봐온 영화 마니아다. 영화를 처음으로 본 기억은 초등학교 때 단체관람으로 보았던 이순신 장군과 관련한 영화였다. ‘나의 죽음을 적에게 알리지 말라며 장렬히 전사하는 장면에서는 눈물이 흘러내렸다. 너무 오래되어 영화제목도 기억이 나지 않았는데 자료를 뒤적거려보니 1977년에 개봉한 <난중일기>라는 이름을 알 수 있었다. 이 영화의 스토리는 수십 년이 흘러 2014년에 <명량>으로 변신해서 누적관객 수 1700만 명이라는 대기록을 갱신했다. 영화도 역사처럼 돌고 도는가 보다.

 

이번 달부터 과거와 현재를 자유롭게 오가며 영화를 통한 직업, 직업가치, 직업철학, 자기계발, 인생, 행복, 성장, 성공전략, 인간 삶의 희로애락 등의 이야기를 연재하며 바쁜 일상에 지친 현대인의 마음에 위안을 드리고자 한다. 다만 영화 전문 칼럼니스트가 아니라 부족한 면이 있더라도 너그럽게 사랑해주시길 바란다.

 

내가 본격적으로 영화를 보기 시작한 것은 중학교 2,3학년 무렵이었다. 중학교에서 단체로 관람했던 영화는 <벤허(1959)>와 같은 명작이었다. 한참 산만할 때라 4시간에 가까운 상영시간을 우직하게 앉아서 보질 못하고 수시로 들락날락 거리며 봤다. 그런데도 깊은 인상을 받았다. 역시 명작은 명작이다. 2016년에 리메이크로 개봉한 <벤허>와는 비교할 수 없는 명작이다.

 

어린 시절의 내 기억을 떠올리듯 학교 강단에 설 때 어린 학생들이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더라도 가끔씩 번쩍거리는 눈빛을 보면서 내 마음을 읽어내지 않았을까 믿는다. 중요한 건 내가 하는 일에 진심을 담아내고 있느냐는 거다. 어린 학생들도 볼 건 다 본다. 소비자나 일반 대중들도 그렇지 않을까. 그런 면에서 상대가 알아주든 알아주지 않던 우리는 전력을 다해 제 각자의 작품을 완성하려고 헌신해야만 하는 것일 게다.

솔직히 어린 시절의 나는 이런 명작 영화들보다는 대부분 내게 금지된 성인영화들을 즐겨 봤다. 미성년이라 몰래 숨어서 볼 수밖에 없었다. 당시에 이본동시상영관이라는 영화관이 있었다. 한 영화관에서 2개의 영화를 동시에 볼 수 있는 영화관이다. 말하자면 영화가 1+1로 상영되는 곳이다. 이런 영화관에 본격적으로 다니기 시작한 것은 고등학교 때였는데 시기적으로는 1980년 초반이었다. 이런 동시상영관은 그야말로 백수나 나 같이 할 일 없는 학생들에게는 천국과 같은 곳이었다. 돈 몇 푼만 내면 하루 종일 죽치고 앉아서 영화를 볼 수 있었으니 말이다. 실제로 하루 종일 같은 영화를 반복해서 본 기억도 제법 있다. 두 편을 다 보고 나갔다가 다시 들어오는 거다. 지금으로서는 어이가 없겠지만 당시로서는 누가 본 영화를 다시 보겠냐 싶어서 였던지 특별한 제재가 없었다.

 

부산 서면에는 노동극장이라는 곳이 있었다. 말 그대로 노동자들이 많이 가는 극장이었다. 내 기억에 영화 2편의 관람료가 1백 원 정도했다. 단 돈 100! 지정좌석제가 아니었기 때문에 한 번 표를 구하면 하루 종일 있어도 괜찮았다. 무작위로 표를 계속 판매하다보니 사람이 가득차서 영화 보는 내도록 일어서서 관람해야 할 정도였다. 서서 보지 않으려고 주말에는 아침 일찍 서둘러 나가곤 했는데 그것이 조조영화를 즐기게 된 계기가 되었다. 덕분에 바지런한 습관도 익히게 되어 긍정적 효과도 있었다.

 

당시에는 영화관 안에서도 담배 피는 사람들이 많았다. 키스를 하거나 애무를 하며 사랑을 나누는 연인들도 제법 있었다. 지금이라면 범죄소굴처럼 느꼈을지도 모르겠지만 어린 내게는 몽환적 분위기를 주는 곳처럼 느껴져 가슴이 설렐 정도였다. 노동극장 이외에도 보림극장’, ‘삼성극장, ‘동래극장’, ‘온천극장’, ‘동성극장등의 삼류극장을 자주 다녔다. 수십 년이 흘렀는데도 기억력도 안 좋은 내가 이렇게 이름을 다 꿰뚫고 있는 이유는 워낙 여러 극장들을 자주 배회했기 때문이기도 하리라.

 

나는 이런 삼류영화관에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 가기도 했지만 혼자가길 좋아했다. 그게 마음이 더 편했다. 영화가 볼만하니 마니 그런 것들을 따지며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 난 영화가 무작정 좋았다. 그런 내겐 장르 따위가 필요 없었다. 삼류 영화관에는 미성년자 출입금지라는 표지판이 뻔히 붙여져 있고, 학교 교복까지 입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돈만 내면 입장이 가능했다. 간혹 단속을 나오는 경우도 있었는데, 그땐 무조건 사람들 따라 도망을 나오곤 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단속 떴다! 단속이라는 소리가 나면 무조건 뒷문으로 우르르 달려 나와서 한 번도 걸린 기억은 없다.

어린 내게는 어떤 영화를 볼지 선택권이 별로 없었다. TV에 영화 소개 프로그램도 없었고, 인터넷이나 유투브로 영화 리뷰나 예고편을 볼 수도 없었다. 그저 시간 나서 영화관가면 그때 상영되는 영화를 내용도 모르고 봤다. 이본동시상영관은 대개 삼류 영화관이었기에 주로 성인영화를 많이 보게 됐다. 그 덕분에 나는 상업영화에 매료되었다. 청소년 시절에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는 단연코 리처드 기어 주연의 브레드레스(Breathless, 1983)’라는 영화였다. 단어 그대로 직역하자면 숨 쉴 수 없는이라는 뜻이다. 당시에는 그 뜻도 몰랐지만 정말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숨 가쁘게 가슴 두근거리며 지켜봤기에 온 몸으로 그 단어를 느꼈다.

 

제시 두체크(리처드 기어)는 순간적인 스릴과 모험을 즐기는 건달이다. 좋은 차량을 훔쳐 타기도 하며 경찰과 추격전을 벌이는 좀도둑이기도 하다. 그가 실수로 쏜 총에 경찰이 죽어버리자 살인자로 지명수배까지 당한다. 하지만 거기에 개의치 않고 애인 모니카와 함께 연애를 즐기며 즉흥적인 삶을 이어간다. 그녀도 자유로운 영혼인 제시를 사랑하기에 평범한 삶을 벗어던지고 멕시코로 건너가 함께 새로운 인생을 설계해볼까도 고민한다. 하지만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자수를 권유하고 결국 경찰에 신고한다.

 

마지막 장면에서 주인공 제시는 경찰에 둘러싸이고 만다. 모니카는 후회하며 혼자 멕시코로 떠나라고 울부짖는다. 사랑하는 여인을 떠나보낼 수 없었던 제시는 갑자기 춤을 추기 시작한다. 여자는 눈물을 흘리며 후회한다. 남자는 계속해서 춤사위를 벌인다. 그러다가 갑자기 땅 바닥에 있던 총을 들고 경찰들에게 총구를 향한다. 수많은 경찰들의 총구에서 일제히 불을 내뿜으며 영화는 막을 내린다.

 

어린 시절의 나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격정적인 로맨스와 일상으로부터의 일탈에 경외감마저 느꼈던 충격적인 영화였다. 어리석을 정도의 격정적인 사랑과 계획되지 않은 즉흥적인 인생임에도 불구하고 남모를 동경을 꿈꾸기도 했던 모양이다. 그런 대리욕구가 영화가 우리에게 주는 카타르시스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홍콩 영화에서 오마주로 재연되기도 했지만 사실 이 영화는 1959년 프랑스의 걸작 <네 멋대로 해라>를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한 오마주였다.

 

영화 <네 멋대로 해라>는 기존의 고착되어가던 장르의 규칙을 타파하고 영화의 관습을 깨트리자는 누벨바그(New Wave) 운동을 발전시키는데 기여한다. 대담한 감독 장 뤽 고다르와 같은 당시 젊은 감독들의 영향력 덕분에 영화 뿐 아니라 문학과 사회 전반에까지 전세계적인 영향을 끼친다. 평론가들로부터 이 영화 없이 현대 영화는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찬사를 받을 정도로 극찬을 받았던 영화였다.

 

새해가 밝았는데도 세상이 꽉 막힌 듯 답답함을 느끼는 분들도 많으리라. 하지만 어떤가. 영화 한 편 보면서 조금은 자유롭게, 조금은 인생을 즐길 여유도 필요하지 않겠는가.

 

때론 나의 장르를 타파하고, 관습을 깨트리자.

우리는 분명 한 단계 더 도약해 나갈 것이다.

그러니 걱정하지 말고 축배를 들자.

Bravo my life!

 

 

글쓴이 정철상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힘든 청춘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기 위한 커리어 코치로, 강사로, 작가로,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KBS, SBS, MBC, YTN, 한국직업방송 등 여러 방송에 출연하고 있으며, 연간 200여 회 강연활동과 매월 100여명을 상담하고, 인터넷상으로는 1천만 명이 방문한 블로그를 운영하는 파워블로거로도 활동하고 있다.

현재 인재개발연구소 대표로 <따뜻한 독설>, <심리학이 청춘에게 묻다>, <가슴 뛰는 비전> 등의 다수 저서를 통해 젊은이들에게 꿈과 진로방향을 제시하며 젊은이들의 무릎팍도사라는 닉네임까지 얻고 맹렬히 활동하고 있다.

*상기 글은 산업인력관리공단에서 운영하는 HRD Korea 1월호에 게재된 제 글입니다.

*올해 1년간 영화 속 직업 이야기이야기라는 테마로 쓰게 되었는데요. 그 첫 번째 연재 칼럼입니당^^다만 지면이 짧은 관계로 제가 쓴 글이 다소 난도질(?) 당했는데요 -_-;; 원문 그대로 공개해봅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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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6일 부산, 평생교육강사로서의 생존전략 http://cafe.daum.net/jobteach/Sk9N/111

1월 19일 서울, 알파벳 "C"에 감춰진 성공의 비밀 http://cafe.daum.net/jobteach/Sk9N/110

2월 4일 취업진로지도전문가 27기 모집안내 http://careernote.co.kr/2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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