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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 상담 Q&A

장학금까지 포기하고 자퇴하려던 대학원생을 내가 붙잡은 이유

by 따뜻한카리스마 2016. 8. 3.

안녕하세요, 선생님.

진로 상의 고민으로 인하여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선생님의 블로그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저는 올해 00월에 막 대학을 졸업했습니다. 00대학교 경영학부를 졸업했구요. 언젠가부터 교수가 되어서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경영학이 단순히 이익 추구만을 위한 학문이 아니라는 것을 보이고 싶다, 올바른 가치를 가진 기업가들을 세울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꼭 교수가 아니더라도 그렇게 누군가를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본래 취업을 하고 대학원을 갈 예정이었으나 취업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었는지, 혹은 공부에 대한 이제까지의 자신감 때문이었는지, 대학원을 준비하게 되었고 정말 운이 좋게도 00에 있는 0000 경영대학원 석사과정 인사조직 관련 전공에 반액장학생으로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거기에 추가적인 연구학자금도 받아가며 금전적 문제없이 학교를 다니게 되었고, 제 비전을 향해서 한 걸음 나아갔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두려움과 뿌듯함이 있었습니다.

 

이미 입학 전부터 만만치 않을 거라는 이야기를 들었기에 어느 정도 다짐하고 들어갔던 석사과정이지만, 2월 개강 이후 이제까지 약 3개월이 지나는 와중에 이 길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연구를 하고 싶었던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부딪쳐가며 현장에서 일을 하고 싶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주일에 다 합쳐서 10편 가까이 되는 영어 논문들을 읽고 과제를 하고, 발표를 하고...이것까지는 저도 어느 정도는 적응이 되었습니다. (전부 다 소화 한다기 보다는 요령이 생겼다고 할까요...)

 

매 주 내야하는 리포트는 그래도 높은 점수를 받으며 '글은 분명 잘 쓴다'라는 확신도 생겼습니다. 연구실 분위기도, 동기들과의 관계도, 모든 것이 다 괜찮은 환경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학자로서의 사고'를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배우는 것을 통하여 새로운 방법론을 익히게 되거나, 더 궁금한 주제들이 생겨야 하는데 이번 한 주를 버텼다는 생각만 듭니다. 학기 말에 term paper를 발표하고 작성해야 하는데, 여전히 제게 아무 생각이 없어서 괴롭기만 합니다.

 

처음엔 오히려 제가 긍정주의를 이리저리 퍼트리고 다녔는데, 언젠가부터 우울감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밤에 고민으로 잠에 들지 못해 교내 상담센터에도 방문하기 시작했습니다.

 

누군가는 이왕 시작한 석사과정을 끝마치는 게 좋지 않겠냐고 이야기를 하고, 누군가는 아니다 싶으면 빨리 나와서 다른 길을 찾아야한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무엇이 맞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결론적으로는 이번 학기를 마치고 자퇴를 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는 중에 있습니다. (공부 자체가 힘들어서 그만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제 자신에게 입증하고 싶기도 하고, 함께 이번 학기를 고생했던 동기들을 도중에 흔들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있어서 한 학기는 마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자퇴를 하게 되면 등록금과 매 달 받았던 연구비를 다시 상환해야 합니다. 분명 금전적인 손실이 있고, 요즘의 취업시장이 특히 문과생들에게 너무나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사실 또한 알고 있습니다.

 

제가 현재 가지고 있는 스펙은 비교적 높은 편이나 일반적인 것들이고 추가적으로 찾아가봐야 하는 것들이 너무 많습니다. 1년을 헤맬 수도 있고, 만약 정말 상황이 여의치 않게 되면 석사 2년보다 더 오랜 시간 방황할지도 모르겠지요.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그냥 공부를 마냥 잘하면 기회가 많이 생길 거라는 생각에 잘하려고 노력해왔습니다. 공부를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좋아하는 게 아니라 공부를 잘함으로써 사람들에게 받는 인정을 추구했던 것 같습니다.

 

일탈이라는 것 없이 살아왔기에, 정상적인 노선에서 벗어나는 것만 같은 '자퇴'라는 결정이 분명 쉽게 다가오지 않는 것이 사실입니다.

 

자퇴를 하지 않고 지금 드는 생각들을 접어둔 채 도저히 생각나지 않는 연구 주제를 억지로 억지로... 만들어내고, 그저 따라 적기만 하고 있고 이해는 되지 않는 통계학 수업을 어떻게든 따라 가보고, 그렇게 해서 졸업을 어떻게든 한다면... 그 때 또 같은 고민으로 방황할 것만 같은 생각도 듭니다.

 

정말 고민하다가... 결국에는 부모님께도 말씀을 드리게 되었습니다. (부모님은 지방에 계십니다.) 걱정을 안겨드려서 죄송하다고, 다행히 부모님께서는 걱정을 하셨지만 제 선택을 존중하겠다고 해주셨습니다.

 

너무 두서없이 적었지만 결국 결론은 두 가지 뿐이네요.

1) 경영학 공부가 맞지 않지만, 그럼에도 석사 공부를 지속.

- 장점 : 재정적 고민 없음, 졸업 후 석사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다른 분야로 취업도 가능, 이후 박사까지 고려 가능

 

- 단점 : 학업과 연구 자체에 대한 회의, motivation 없음, 박사 진학을 전제로 하여 진행되는 코스웍 커리큘럼(취업은 알아서)

 

2) 한 학기 마치고 (5월 종강) 자퇴 후 9월 하반기 공채를 대비한다.

- 장점 : 다양한 경험에 대한 도전, 짧은 공백기(아직 유효한 스펙과 취업자료), 돌아갈 곳이 없다는 절박감을 가지고 준비

- 단점 : 장학금 상환으로 인한 재정적 충격, 불확실한 취업시장으로 인해 이도저도 아니게 될 위험, 자퇴 과정에서 주변 사람들에게 입힐 피해

 

무엇이 도전이고 무엇이 안주인지 현재로서는 구분이 가지 않네요. 이미 오래전에 했었어야 할 삶에 대한 질문을 그동안 비전이라는 핑계로 묻어두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정말 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비전이라고 부른 것 역시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기 위한 것은 아니었는지...

 

정말 철없는 고민에 불과한 것일까요? 그렇다면 더더욱 세상에 나가서 먼저 부딪쳐가며 처절하게 배워야하지 않을까요...?

 

답변을 기다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답변:

진로에 정답은 없습니다. 그러나 어느 정도 정답에 가까운 문항들도 있습니다. 지금 현재로는 다니던 학교를 졸업하는 것이 정답에 가까운 해결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부모님이 본인의 자퇴 의견을 존중해주셨다는 말씀을 듣고 좋은 부모님을 두셨구나 하는 생각에 부러움이 드는군요.

 

하지만 저는 단호하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코치가 상대 인생에 단정적으로 답변을 드려서 안 된다는 것은 알지만 저는 끼어들고 싶습니다. 자퇴하면 안 됩니다. 반드시 완료해야만 합니다. 무엇보다도 지금 당장 해야 될 일이 없기 때문입니다. 막상 취업준비를 잘 해서 좋은 대기업에 가봐야 지금보다 더 큰 고민이 들 겁니다. 그때는 어찌 하실는지요?

 

모든 일이 내 생각대로 딱 맞아떨어지는 경우는 생각보다 별로 없습니다. 아주 좋은 대학이나, 재능도 있고, 지금의 전공이 꼭 맞지 않는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졸업 하세요. 제발 하세요. 나중에 10년 후에 저를 원망해도 좋습니다. 반드시 이수해야만 합니다.

 

많은 학생들이 자퇴를 결정할 때 스티브 잡스나 빌 게이츠 등의 자퇴자들을 떠 올립니다. 말도 안 되는 소리죠. 그들은 하고자 하는 일이 확고했었고, 그 일을 함께할 동지나 제반적 여건도 되었고, 무엇보다도 자신의 사업을 시작할 시기를 놓치면 안 되는 중요한 기로에 서 있었던 겁니다. 그들은 이미 하고자 하는 일이 뚜렷했고, 독립해서 시작할 일도 이미 시작한 상태였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하고자 하는 뚜렷한 목표도 없고, 그 관련한 일을 시작도 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이런 상태에서 일상적인 스펙쌓기에 돌입해서 취업준비를 해봐야 좋은 결과를 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때로 그런 시행착오도 필요하지만 굳이 눈에 뻔히 보이는 시행착오를 겪어서는 안 됩니다. 꿈을 이루기 위해 나가는 과정에서 겪어야 될 시행착오라면 겪어야겠지만 꿈을 이루기 위한 과정도 아니고, 눈에 결과가 뻔히 보이는데 이런 악수를 두면 인생이 꼬입니다.

 

바둑을 아실런지 모르겠지만 지금의 악수는 지금까지 해왔던 모든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 수 있는 악수로 보입니다. 부디 참고 인내하고 견뎌내시길 바랍니다.

 

만일 다른 조건에 있는 사람이라면 저는 도전해보라고 권유해볼 겁니다. 그러나 명문대에, 장학금에다가, 기존의 연구비까지 도로 내 놓아야 되는 상황에다, 기존의 노력들이 모두 다 물거품으로 사라질 수도 있는데요. 그만둬 버리기에는 너무 불리한 상황입니다. 굳이 내 모든 것을 다 걸고 그만 둘 이유가 제가 볼 때는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도 본인은 그만둘 이유만 보이는 것이겠죠. 제가 볼 때는 핑계이고 변명으로 들립니다. 통계가 조금 안 풀리고, 교수로서의 길에서 조금 흔들리고, 친구들에게도 우쭐거렸는데 그것이 자기 마음대로 안내키니 현실로부터 도피하려는 거죠. 일단 피하면 괜찮을 것 같지만 천만의 말씀입니다. 감당하기 어려운 강력한 후폭풍이 휘몰아칠 겁니다.

 

부디 정신 바짝 차리시길 바랍니다. 휴학도 안 됩니다. 높은 학점을 유지할 필요도 없습니다. 적정 학점만 유지해도 충분합니다. 너무 애쓰지 마세요. 일단 뚜렷한 비전을 찾을 때까지는 지금 해야만 하는 과제를 완수하시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점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긴 인생을 바라볼 때 2년 정도 견디는 것은 아무 것도 아닙니다. 공부에서 최고의 학습은 인내라는 말도 있습니다. 하고 싶은 일조차 참고 또 참고 또 참아야만 비로소 길이 보이기 마련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참고 참을 만큼 참았다고 말합니다. 그렇지만 대부분은 핑계일 뿐입니다. 제대로 참았다면 도저히 견딜 수 없을 것 같은 극한까지 가봐야 합니다. 그러나 99%의 사람들은 그런 수준에 가까이 가지도 못했으면서도 충분히 참았다고 말합니다. 핑계죠. 이런 핑계는 가능한 만들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로지 내 책임으로 온전하게 받아들이고 상황을 돌파해나가려는 노력을 기울여야만 합니다.

 

세상에 저절로 이뤄지는 일은 없습니다. 교수가 되고 싶다고 하셨지요. 그래서 그렇게 교수가 쉽게 덜컥 되던가요?

 

만일 학교를 그만둔다면 어떻게 될까요. 지금은 아예 하고 싶은 일도 없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만두면 해야 될 학업도 없고, 해야할 일도 없는데 어떻게 사시려고요. 무엇을 하시려고요.

 

부디 자중하시고, 주변의 시선에 개의치 마시고, 해야만 하는 일에 집중해보세요. 조금은 답답하게 느껴지시겠지만 그동안에 달려왔던 길이 결코 헛되지 않을 겁니다. 조금만 마음을 내려놓고 여유롭게 그러나 지치지 말고 지속적으로 꿈을 향해 달려보시길 바랍니다.

 

달리던 마라톤 경주에서 바통을 들고 굳이 다시 출발선으로 달려가서 다시 달리려 할 필요가 있을까 싶습니다. 잠시 멈추거나 느리게 가실 수 있는 있겠지만 지금은 그냥 앞으로 다시 달려나갈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조금만 더 자신에게 여유를 주시고, 다양한 책들도 읽어보시고, 다양한 경험도 해보시고, 다양한 사람들도 만나면서 살아보세요.

 

다만 휴학 등으로 멈추지 말고 레이스를 끝까지 달려보시길 권합니다. 아주 작은 트랙의 경주입니다. 이 경주 하나 못 마치면 다른 레이스에는 출전하기도 어렵습니다.

 

제가 이렇게 강건하게 반대해보기도 처음인데요. 아주 비슷한 상황에서 장학금을 포기하고 전과를 했던 한 학생이 빚만 잔뜩 늘어난 경우를 봤습니다. 부디 그런 우를 범하지 마시길 간곡히 바랍니다.

 

저 역시 경영대학원에서 통계는 아니지만 재무관리교과목에서 통계숫자에 절망감을 느꼈습니다. 다만 저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교수님은 숫자를 모르는 리더나 경영자들은 있을 수 없다’, ‘그런 경영자는 있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숫자를 몰라도 재무제표를 읽을지 몰라도 성공할 수 있다고 말입니다. 리더나 경영자는 각자가 가진 강점을 바탕으로 리더가 되는 겁니다. 저는 제 나름의 장점이 확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이런 교과목은 나하고 맞지 않구나. 하고 받아들였습니다. F만 안 받으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정확히는 기억나지 않지만 대략 C 학점 받은 것 같은데요. 그것만으로도 만족했습니다. 왜냐하면 다른 과목에서는 A 학점에 자신이 있었으니까요. 그리고 사실 학교 교과목에서 A학점 받는 것은 저에게 안중에도 없는 목표였습니다. 왜냐하면 사회에서 A학점을 받는 것이 훨씬 더 중요했으니까요. 해야할 중요한 일들이 훨씬 더 많았으니까요.

 

부디 정신 바짝 차리세요. 지엽적인 것에 흔들리면 안 됩니다. 조금 더 큰 비전을 보시고 앞으로 나아가신다면 보다 더 잘해나가실 수 있을 겁니다.

자신을 믿고 조금 더 참고 인내해보세요.

 

감사합니다

젊은이들의 무릎팍도사^^

따뜻한 카리스마, 정철상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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