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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 상담 Q&A

학과에 따라 특정한 진로가 정해져있다는 착각에 빠지지 마세요!

by 따뜻한카리스마 2014. 1. 20.

안녕하세요 정철상 교수님!

 

저는 20대 초반의 대학생입니다. 00대학교에서 기독교교육을 전공하는 학생입니다. 저희 아빠는 목사님이시고, 엄마와 아빠 모두 제가 다니는 대학과 학과를 나오셨어요. 그래서인지 어렸을 때부터 교회, 신학교에 대해 별다른 생각 없이 지내왔습니다. 어릴 때부터 아빠 일로 자주 이사를 다녀야 했는데, 그래서인지 고등학교도 3군데나 다니게 되었어요. 특히 고3 여름방학에 지역을 넘나드는 전학을 하면서, 잘 해오던 공부를 멈칫하게 됐습니다. 그 결과로 수능점수가 많이 떨어졌고, 단지 '술 안 마실 수 있다'는 생각에 성적에 마침 맞는 이 학교(+전공)를 오게 되었어요.

 

1학년 때는 '이제 대학생이구나'하는 생각에 기뻐서 '과에 맞추어 진로를 결정해보자'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 때 생각했던 것이 대안학교 교사였습니다. 하지만 2학년이 되고, 조금 더 객관적으로 자신을 바라보면서 '내가 과연 내게 맞는 과를 찾아온 건가?'하는 물음을 했습니다. 아닌 것 같더라고요. 그 문제로 많은 고민이 있었을 무렵, 아이들을 좋아하고 그림도 피아노 연주도 잘 하니 유아교육을 복수전공 해보면 어떻겠냐는 룸메이트 언니들과 유아교육과 친구들의 말이 생각났습니다. 결국 2학년 2학기부터 유아교육과를 복수전공으로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공부해보니 이 역시 제가 생각했던 공부가 아니더라고요.

 

너무 쉽게 포기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올해 초에(3학년 1학기) 학교 상담실에서 직업흥미도 검사(STRONG)를 했었습니다. 검사 결과를 100% 신뢰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결과 제가 흥미를 갖는 유형은 순서대로 A(예술형), I(탐구형), R(현장형)이었어요. (중학교 때부터 학교에서 종종 검사했었는데 거의 비슷한 결과였어요.) 제가 선택한 과는 사범계열로 사회형에 속하는 전공이었고요. 상담사 선생님과 4주에 걸친 상담을 통해 저의 흥미가 사회성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도 저는 아무 것도 모르고 사범계열로 진학해버린 거죠.

 

그래서 1학기 내내 '내가 진짜 좋아하는 게 뭘까?'라는 생각만 하고 살았던 것 같아요. 저는 만화 보는 걸 좋아하고, 그 만화를 스스로 더빙하는 작업도 좋아해요.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고, 피아노 치는 것도 좋아해요. 컴퓨터 프로그램으로(포토샵이나 프리미어 같은 걸로) 무엇인가 작품을 만들어내는 활동도 좋아해요. 바느질해서 제가 필요한 물건을 만드는 것도 좋아하고, 무엇이든 제 스타일대로 만들어내는걸 좋아해요. 흥얼흥얼 좋아하는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뮤지컬이나 클래식 음악회 가는 것을 좋아해요. 미술관 구경도 좋아합니다. 앉아서 사무적인 일을 하는 것보다 직접 나가서 발로 뛰며 현장에서 일하는 게 좋구요, 사진 찍는 것도 글 쓰는 것도 좋아해요.

 

누군가를 가르치는 것이 싫은 것은 아니지만, 가르칠 때마다 제가 스스로 느끼는 부담이 너무 크다는 걸 알고 있어요. 개인적으로 사람을 만나서 이야기 하는데 부담을 느끼고, 특히 어른들을 대할 때 어려움이 많아요. 베이비시터나 학원 알바를 해봤는데, 생각보다 너무 너무 힘들었어요. 교사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지 않을 정도로요.

 

편입 생각도 해봤고, 유학 생각도 해봤는데, 돈이 너무 많이 든다는 결론에 도달했어요. 그런데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사실은 '내가 원하는 게 없기 때문에 뭐든 안되는 게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집이 대전이라 방학 때는 대전으로 내려와 있어요. 그래서 알바도 못하고(서울이 아니라 1~2달 단기 알바가 거의 없더라고요..) 학원을 다니자니 무엇을 배워야 할지도 감이 안 잡혀서 매번 포기했어요. 휴학하고 나서 무엇을 해야 할지 감도 잡히지 않아 휴학도 못했습니다. 집안 사정이 넉넉한 게 아니라 여행도 다니지 못하고, 아슬아슬한 통장 잔고로 집에만 박혀서 생활하고 있어요. 스스로 너무 한심하고 뭐라도 해보고 싶은 마음에 공모전 사이트를 들락날락 하지만, 끈기가 없어서인지 금세 타올랐다가 불씨가 꺼지고 맙니다.

 

어렸을 때부터 제가 꿈꿔오던 미래의 모습은, 전 세계를 누비며 각 나라에서 그 나라 사람들과 어울려 살기도 하고, 여행하고 사진도 찍고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리면서 사는 것이었어요. 외국에서 가정을 꾸려 개인 작업실에서 작업하고 싶기도 했고요. 그 생각만 하면 가슴이 콩콩 뛰고 너무 즐거운데, 막상 저의 모습을 보면 발끝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 같고 허공에 붕 떠버린 이야기 같아서 스스로를 꾸짖고 싶어집니다.

 

교수님, 저는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어요. 영어 공부도 안 되고, 학기마다 겨우겨우 살아가고, 방학에는 잉여생활을 하고 있고, 무엇인가 바꾸고 싶지만 목표도 꿈도 돈도 없어서 어디서 시작해야할지 모르겠어요. 학교 교수님께서는 잘 할 수 있을 것 같으니 공무원 시험 준비해보라고 하시지만, 저는 그게 저의 모습이 아닌 것 같아요.

 

마케팅 일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잠깐 들어서(공모전 준비하다가 재미가 있어서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마케팅 분야의 멘토링도 받아봤지만 그 때도 생각한 것이 '아, 내 생각과는 역시 다른 곳이었구나'하는 생각이었어요. 지금은 그마저도 하기 싫다는 생각이 들어요. 친구는 저보고 어리광이 심하다고 하지만, 저는 제 꿈을 찾는다면 돈이 들더라도 다시 공부할 마음이 있어요. 그런 생각을 하다보면 제가 좋아하는 일을 살려 미술 전공도 하고 싶은 마음도 드는데 '어차피 그림을 잘 그리는 것도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광고쪽 공부도 해보고 싶지만 '역시 나는 힘들겠지?'하는 생각이 들고요. 성우가 되고 싶기도 하지만 막상 다시 조사해보면서 '너무 할 게 많으니 끈기 없는 난 안될 거야'라는 나쁜 생각이 들어요. 막막하기만 하고 패배주의에 스스로 굴복당한 느낌이에요. 하지만 교사는 하고 싶다는 마음이 전혀! 전혀! 들지가 않아요.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생각해야할까요? 뭘 해야 제 꿈을 찾을 수 있을까요?

 

제가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일들을 적은 그런 버킷 리스트를 만들어 놓은 게 있는데요. 파일로 첨부했습니다. 보시기에 어떤지요?

 

답변:

진로 문제에 대해 올바른 조언을 드린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마주친 문제를 완전히 문제를 없앨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그래도 최악의 나쁜 상황이 최대한 일어나지 않도록 조금 더 빨리 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한 해결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 교육제도가 바꿔야 될 부분이 많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런데 그것은 너무 큰 문제라 일단 우리 자신의 문제부터 풀어나가도록 해보는 것이 당장에 시급한 문제라 구조적인 부분을 떠나 개인적인 부분에서 접근해 보겠습니다.

 

제가 조언을 드릴 때는 선택의 문제보다는 태도의 문제라고 조언을 드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지금처럼 자신의 적성을 전혀 고려해보지 않고 전공이나 직업을 선택했다가 낭패를 겪는 사람들을 볼 때는 잘못한 선택의 안타까움이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그런 잘못된 선택에는 부모나 교사의 탓이나 구조적인 무지도 한 몫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문제를 차치하고 본인 자신의 잘못으로 받아들이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또 한편으로는 본인은 교사가 자신의 적성에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느꼈다고 했는데요. 그것은 자신의 생각이 맞다고 보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꼭 안 어울리는 직업은 아닐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물론 일상적인 초, 중, 고, 성인을 대상으로 한 특정한 대상의 선생님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만일 문화, 예술, 여행 등의 본인이 관심 많은 분야 쪽으로의 교사나 선생님은 괜찮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또한 교육학과 나왔다고 해서 꼭 교사가 되어야만 하는 것만도 아닙니다. 교사 이외의 다른 직업선택 기회도 많을 겁니다. 교육 기획, 심리, 행정, 운영, 해설사, 연구원, 코치, 상담가, 조사원 등의 유관 분야의 선택도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어떤 일이나 학과를 선택 하더라도 본인이 가지고 있는 끼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의 직업이 무엇이 있을지 탐색해봐야 합니다. 그것을 찾아야만 앞으로의 진로방향을 바르게 정할 수 있을 겁니다. 만일 직업을 잘못 선택했다고 싶을 때조차 그런 방식으로 접근하면 자신이 원하는 직업으로 나아갈 방법을 모색할 수 있습니다.

 

지금 현재로는 그렇게 탐색 작업을 해봐야 대학 편입을 하던지, 수능시험을 다시 볼 수 있던지, 그대로 학업을 지속하던지 하는 등의 대책을 세울 수 있을 겁니다. 물론 경우에 따라 3학기 밖에 남지 않았기에 지금의 대학을 그대로 다니며 나아가고자 하는 분야의 지식, 경험 등을 병행하며 준비하는 방법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일단 크게 두 가지 문제를 집중적으로 풀어보시길 바랍니다.

 

별도로 보내주신 버킷리스트는 잘 봤습니다. 그런데 버킷리스트에 적힌 일들을 왜 하려고 하는지, 무엇 때문에 그것이 자신에게 의미가 있는 일이지에 대해 자문해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자신을 움직이게 만드는 근본적인 욕구나 동기부여 요인이 무엇인지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왜’라는 근본적인 이유를 찾아야만 그 해답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재능을 찾아야 합니다. 자신이 다른 사람과 근본적으로 차별화할 수 있거나 강점화 될 수 있는 재능이나 역량에는 무엇이 있는지 검토해보시길 바랍니다. 이 작업은 생각보다 쉽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다양한 학습과 경험과 고민을 통해 찾아낼 수 있습니다. 물론 다 찾아내겠다는 것보다는 현재 가지고 있는 최고의 강점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너무 미리 겁내지 마세요. 이것 할까, 저것 할까 망설이고만 있는 것보다는 지금 달려온 길을 일단 완주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습니다. 그게 뭐 차이가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겠지요. 하지만 이전에는 모르고 무작정 달렸다면 이제는 무엇인가 알고 달릴 것이기에 삶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비록 현재 전공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하더라도 전공을 지속해나가면서도 내 미래를 위한 공부나 경험도 준비 해나갈 수 있다는 겁니다.

 

사람이나 상황에 따라 전혀 다른 결정이 날 수도 있는데요. 그래도 일단 지금의 상황을 종료하고 현재의 삶 속에서 길을 찾는 것이 가장 현명한 문제해결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직업이 자신에게 어울릴까 고민해봐야 하는데요. 제 개인적으로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종합해봤을 때 잡지사 기자, 칼럼니스트, 작가, 여행이나 문화 블로거 등의 직업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이런 일 역시 꼭 해당 분야의 전공을 해야만 하는 일은 아닙니다. 자신의 전공에 충실하면서 깊이 있게 파고들어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낸 전문가가 될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이 일을 할 필요도 없고, 이런저런 사회경험을 쌓는 과정에 병행할 수도 있고, 이런저런 경험을 쌓은 후 나중에 해도 되는 일입니다.

 

너무 지레짐작 선택에만 두려워 마세요. 삶에는 다양한 경로가 있습니다. 정해진 길로만 길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니 다양한 경험을 하시고 삶과 경험 속에서 자신의 길을 찾아보시길 권합니다.

 

감사합니다

젊은이들의 무릎팍도사^^

따뜻한 카리스마, 정철상dream^^*

 

* 상담요청은 e메일로만 받습니다. 상담은 무료로 진행되나 신상정보를 비공개한 상태에서 공개됩니다. 제3자에게도 도움이 된다고 판단해서 공개하게 되었습니다. 상담을 희망하시는 분들은 상담원칙 을 먼저 읽어 보시고 career@careernote.co.kr로 고민내용을 최대한 상세히 기록해서 보내주시면 되겠습니다.

 

* 페이스북 코멘트:

분명 대학에서 선택한 전공이 직업에 영향일 끼치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학생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절대적인 요소가 아닙니다. 어떤 면에서 본다면 전공과 다른 직업을 선택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고 봐도 좋을 정도입니다.

그런데도 많은 학생들은 전공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쉬이 갈아타려고 합니다. 물론 경우에 따라 그럴 필요도 있겠지만 굳이 모든 것을 다 버리고 처음부터 애써 다시 대학을 다닐 필요까지는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공을 바꾸고 싶어 하는 학생들에게 여러분은 어떤 조언주고 싶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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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서: <청춘의 진로나침반>,<서른 번 직업을 바꿔야만 했던 남자>, <심리학이 청춘에게 묻다>, <가슴 뛰는 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