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서른번 직업을 바꾼 남자

내가 봉제공장 직공으로 취업했던 이유

by 따뜻한카리스마 2012. 1. 9.
고등학교 시절의 나는 가난한 집안 형편으로 대학에 들어가기 어려웠던 데다 입학시험 점수도 엉망이었다. 부모님에 떠밀려 후기 대학에 입학했지만, 아무 생각 없이 결정한 터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몹시 방황했다.


사실 대학은 1년가량만 다니다 그만둘 생각이었기에 사람들과 어울려 술만 마셨다. 거의 매일 마셨다. 지금은 소주 한 병도 제대로 못 마시지만, 그땐 7병까지 마셔보기도 했다. 너무 취해 아스팔트가 내 앞길을 막아서는 환상을 경험할 만큼 죽도록 마셔댔다. 너무 나 자신이 싫었고, 술로 나 자신을 지워버리고 싶었다.


‘이래서는 안 되겠다. 등록금이라도 벌어야겠다.’ 싶었다. 그래서 봉제 공장에 취업했다. 집안 형편으로는 대학을 다닐 수 없었다. 봉제공장에서의 내 업무는 ‘시다’였다. ‘잡무를 하는 사람’, ‘일을 보조하는 사람’을 시다라고 불렀다. 영화배우 장동건이 영화에서 ‘내는 니 시다바리가’라고 해서 유명해졌던 말이기도 하다. 원래 일본어에서 유래한 단어인데, 당시 봉제 공장에서 사용되는 용어들 중 상당수가 그랬다. 봉제 공장에서 일하다 보니 그런 말도 곧 익숙해졌다.


나는 87학번이다. 당시만 해도 대학을 다니는 사람이 지금처럼 많지는 않았다. 우리 앞 세대에 비할 바는 못 되지만 그래도 대학생이라면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왠지 모를 우쭐함도 있었다. 하지만 봉제공장에 입사할 때는 대학생이라는 신분을 밝히지 않았다. 당시는 데모하는 운동권 학생들이 의도적으로 산업 현장에 위장 취업해서 노동운동을 주도하는 경우가 많아 회사에서 대학생을 싫어했기 때문이다. 나는 고졸로 이력서를 제출해서 정사원으로 입사했다.


나는 재단사 보조로서 옷감을 나르고 자를 수 있도록 펼치는 업무를 맡았다. 그러나 한 달가량 근무하다가 대학생이라는 사실이 알려졌다. 사장은 당장에 그만두라고 말했다. 나는 데모하고 파업을 주도하는 학생이 아니라 형편이 어려워서 일하러 온 고학생일 뿐이라고 거듭 해명하고야 겨우 다닐 수 있었다.


월급은 대략 15만 원가량이었다. 잔업 수당까지 합치면 20만 원쯤 되었다. 지금으로 보면 적은 액수일 테지만, 1987년 당시로는 적잖은 돈이었다. 사립 대학교 등록금이 50, 60만 원대 정도였으니 대학생 급여로는 꽤 많은 편이었다. 그렇게 내 손으로 처음 돈을 벌어봤다. 그때나 지금이나 직접 돈을 벌어본다는 경험은 젊은이들에게 있어 큰 자산이다.


이후 크리스마스 장식품을 만들어 수출하는 회사로 일자리를 옮겼다. 스티로폼으로 만든 2미터가량의 산타클로스 모형을 만드는 일이었다. 자르고 다듬고 색칠하고 모양을 내서 수출했다. 수출 시즌이 끝나면 초등학교 교실을 꾸미는 일도 맡아서 했다. 일감을 수주하기 위해 학교를 돌아다니며 선생님을 대상으로 영업 활동을 벌이곤 했다. 이 일을 6개월 정도 했는데, 나중에 영업 마인드를 키우는 데 도움이 되었다.


그래서 나는 학생들에게 재학 시절에 영업 경험을 쌓아보라고 조언한다. 여러 사람들과 만나고, 여러 상황에 부닥치면서 배우는 것이 많기 때문이다.


이후 우체국에서 우편 분류하는 일도 해봤다. 처음에는 정확히 분류하는 것조차 힘들었지만 1, 2주 뒤에는 눈 감고도 우편물을 분류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그러는 사이 대학 1년의 시간이 다 흘러가고 있었다. 나 자신에 대한 혐오와 사회에 대한 혐오가 불타오르던 시기였다. 젊은 날의 내가 어떻게 방황해왔는지에 대해서 다음 편에서 좀 더 이야기 나눠보겠다.


따뜻한 카리스마와 인맥맺기:
저와 인맥 맺고 싶으시다면,  트위터 @careernote, 페이스북 친구맺기+, 비즈니스 인맥 맺고 싶다면 링크나우+, 자기경영 클럽 활동하고싶다면 클릭+^^, Han RSS 구독+^^, Daum뷰 구독자라면 구독^^,
고민 상담 희망시면 career@careernote.co.kr (무료,단 신상정보 비공개후 공개, 상담원칙 보기+)

비공개 유료상담이나 개인코칭 희망하시면
클릭+, 제가 누군지 궁금하시다면 프로필 보기^^*
주요저서: <서른 번 직업을 바꿔야만 했던 남자>, <심리학이 청춘에게 묻다>, <가슴 뛰는 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