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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이중섭 미술관에서 눈물을 흘린 이유

by 따뜻한카리스마 2010. 12. 25.

나는 미술이나 예술 쪽으로는 문외한이라 이름을 알고 있는 미술가들이 그리 많지 않다. 그런데 이시형 박사의 정신분석 강연을 통해 우리나라의 화가 이중섭에 대해 알게 됐다.


일본인 아내와 결혼하고 그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들과도 떨어져 혼자 살아가야만했던 불우했던 화가. 정신분열 증세로 병원에 입원까지 했는데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는 가운데 그린 그림을 통해 혼란스러운 정신세계를 잘 표출하고 있다고 들었다. 가족에 대한 그리움으로 세월을 보내다가 결국은 굶어죽었다는 화가. 참, 애처롭지만 흥미로운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여름에 이중섭 미술관이 서귀포에 있다는 것을 봤으나 여럿이 있어 가보질 못했다. 이번 제주여행은 아내와 단 둘이라서 서귀포에 있는 이중섭 화가를 찾아 나섰다.


그런데 이중섭 미술관에는 이중섭 그림이 몇 점 없었다. 잔뜩 기대하고 온 관람객들이 있다면 실망깨나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존할 당시만 해도 너무 배고프고 가난해서 굶어죽을 정도였는데 사후에는 가장 큰 부가가치가 높은 화가가 되었다니 하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이중섭 화가의 사후에 높은 가치를 인정받아서 그의 그림 중 한 점이 올해 36억 원 가량에 거래되었다고 한다. 그러니 그림을 소장하고 싶어도 너무 고가여서 미술관에서 사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생전에 300점에서 500여점을 그렸다고 하는데 이번에 구입한 조그만 그림 두 점 구입하는 데만 10억 원이 들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 피카소 같은 세계적 화가를 찾는다면 이중섭 화가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가장 한국적인 요소로 가장 동양적인 스타일로 그림을 그렸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가슴 아픈 스토리가 사람들을 사로잡는 매력이 있다. 스토리가 있는 작가. 이중섭.

(이중섭 화가가 아내에게 보낸 편지. 가족들을 향해 손 벌리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그의 원본 그림은 많지 않지만 일본인 아내와 주고받은 편지들이 1층 전시실을 차지하고 있다. 주로 일본인 아내가 쓴 편지가 주를 이루는데 아내는 너무 간절한 그 편지에 마음이 동한다고 했다.

(이중섭 화백이 일본에 있던 아내에게 보낸 감동적인 편지, 아무래도 사진으로는 잘 안 보일 것 같아서 감동을 느껴보시라고 글 내용 전문을 아래에 그대로 옮겨 봤습니다.)


나의 최고 최대 최미의 기쁨, 그리고 한없이 상냥한 최애의 사람, 오직 하나인 현처 남덕군, 잘 있었소? 나는 당신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꽉 차 있소. 수속이 잘 안된다고 해서 속을 태우거나 초조해 하지 마오. 소품전이 끝나면, 곧 구형의 도움으로 가게 될 거요. 당신의 아름다운 마음이 동요하지 않도록 해주기 바라오. 하루 종일 제작을 계속하면서 남덕 군을 어떻게 해서 행복하게 해줄까...하고 그것만 마음속에서 준비하고 있다오. 나의 소중하고 소중한 멋진 천사 남덕군, 힘차게...마음을 더욱 밝고 건강하게 가져주오. 이제 얼마 안 있어 알뜰한 당신의 마음과 아름다운 당신의 전부를 포옹할 수 있는 기쁨을 생각하면


아고리는 만족해서 마음속으로 혼자 싱글벙글 웃고 있다오. 사람들은 아고리가 제 아내만 생각하고 있다고 여길지도 모르지만, 아고리는 당신과 같은 사랑스런 애처와 오직 하나로 일치해서 서로 사랑하고, 둘이 한 덩어리가 되어 참인간이 되고, 차례차례로 훌륭한 일을 하는 것이 염원이오. 자기가 가장 사랑하는 소중한 애처를, 진심으로 모든 걸 바쳐 사랑할 수 없는 사람은 결코 훌륭한 일을 할 수 없소. 독신으로 제작하는 사람도 있지만 아고리는 그런 타입의 화공은 아니오. 자신을 올바르게 보고 있소. 예술은 무한한 애정의 표현이오. 참된 애정이 충만함으로써 비로소 마음이 밝아지는 것이오.


[편지지 여백에 추가한 글]

꼭 아스파라가스군이 아고리를 잊지 않았는지 물어보고 답장주기 바라오. 남덕의 얼굴만 있는 큰 사진을 하나 보내주시오. 나의 상냥한 사람이여, 참으로 나만의 아스파라가스군의 사진을 이 아고리는 보고 싶소. 빨리 부탁하오.


마음의 거울이 맑아야 비로소 우주의 모든 것이 올바르게 마음에 비치는 것 아니겠소. 다른 사람은 무엇을 사랑해도 상관이 없소. 힘껏 사랑하고 한없이 사랑하면 되오. 나는 한없이 사랑해야 할, 현재 무한히 사랑하는 남덕의 사랑스런 모든 것을 하늘이 점지해주셨소. 다만 더욱 더 깊고 두텁게 열렬하게, 무한히 소중한 남덕만을 사랑하고, 사랑하고 또 사랑하고 열애하고, 두 사람의 맑은 마음에 비친 인생의 모든 것을 참으로 새롭게 제작 표현하면 되는 것이오. 나의 아스파라가스군에게 몇 번이고 살뜰한 뽀뽀를 보내오. 한없이 부드럽고 나긋한 나만의 아스파라가스 군에게 따뜻한 아고리의 뽀뽀를 전해주구려.


[편지지 여백에 추가로 쓴 글]

남덕군, 태현군, 태성군, 세 사람만이 볼을 맞댄 얼굴 사진을 보내주시오. 이것은 어진 아내 남덕이와 대 화공, 이중섭군의 연애시절의 사진이오. 진정 올바른 남덕, 중섭 만세, 만세! 남덕군의 표정 그대로의 한없이 착한 표정, 진정이 긷든 애정이 보이지 않소. 중섭은 어진 자기의 남덕의 통통한 손을 잡고 대 제작을 머리로 그리고 있소. 태현, 태성이 한테도 보이고 아빠와 엄마라고 이야기해주구려. 천천히 학습원장님 한테 입국허가가 나오도록 노력해보시오. 성과가 있으면 알려주오.


나만의 소중한 감격, 나만의 아스파라가스군은 아고리를 잊지나 않았는지요. 어디 물어보고 답장을 자세하게 써 보내주시오. 태현군, 태성군, 아스파라가스군, 남덕군 모두 감기에 들지 않도록 조심들 하시오. 아고리는 더욱 더 기운차게 열심히 제작을 계속하고 있소. 안심, 안심, 기뻐해주시오. 자, 나만의 소중하고 소중하고 또 소중한, 한없이 착한 오직 유일한 나의 빛, 나의 별, 나의 태양 애정의 모든 주인인 나만의 천사, 최애의 현처, 남덕군, 건강하게 기운을 내주오.


[편지지 여백에 추가로 쓴 글]

아스파라가스군이 춥지 않도록 두텁고 따뜻한 옷을 입혀주오. 그렇지 않으면 다음에 아고리가 화를 낼 거요. 화를 내면 무서워요.


(일본인 아내에게 편지를 보낸 이중섭 화가의 글은 읽는 이를 감동시킨다. 아내에 대한 극존칭과 사랑과 그리움에 듬뿍 담겨 있다. 문구 중에 ‘태현군, 태성군, 아스파라가스군, 남덕군’이라고 4명의 이름이 있어서 해설사에게 물어봤더니 여기서 아스파라가스군, 남덕군은 모두 다 아내를 지칭하는 말이라고 한다. 그 만큼 아내를 사랑해서 부르는 특별한 애칭이 있었다. 아고리는 이중섭 화가 자신을 부르는 호칭이다. 고통 속에서 예술작품을 만들고 정신착란 속에서도 가족을 그리워하며 굶주려 죽어가는 와중에도 애틋한 애정을 잃지 않았던 한 작가의 가슴 따뜻한 그리운 사연에 눈물이 절로 흐른다.)



그런데 2층에 올라갔다가 남편 이중섭이 쓴 편지를 보고 더 큰 감동을 했다고 한다. 해설사의 이야기를 통해 작가 이중섭에 대해서 더 많이 알게 되었는데, 아내를 사랑하고 존중하고 그리워하는 모습에 눈물이 울컥 쏟아진 것이다. 나 역시 눈물이 한 가득 맺혔다.

                  (이중섭이 가족과 함께 제주도 서귀포에서 보냈던 행복했던 추억을 담은 그림)

사실 이중섭은 평안남도 사람이다. 그런데 왜 제주도에서 이렇게 그를 그리워하는 것일까. 4명의 가족이 이곳 서귀포에서 1년간 같이 지냈기 때문이다. 배고프고 가난했지만 제주도 그곳에서 1년간 함께했던 시간이 이중섭에게는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었다고 토로했기 때문이다.


이중섭 화가는 가장 불우한 시대를 살아갔던 예술가 중에 한 사람이다. 일제 시대를 겪고 일본을 증오했으나 일본인 여인을 사랑해 양가의 반대를 무릎 쓰고 결혼한다. 그 와중에 625전쟁까지 터지고 가난해서 굶주리기까지 했던 예술가는 어쩔 수 없이 사랑하는 여인과 아이를 일본으로 떠나보내고 작품에 몰입한다.

(이중섭 화백이 거주했던 집. 사진 속에 자세히 보면 한 할머니가 보인다. 이 집의 실제 주인으로 가난했던 이중섭화가에게 집을 무료로 내줬던 분. 아직도 이중섭 화백을 그리워하고 계신다고 한다.)

아내와 아이들을 향한 극도의 그리움과 존경심을 보여주는 사연을 들으면 눈물이 왈칵 쏟아진다. 이중섭 미술관이 제대로 부활하기 위해서는 이중섭 화가의 원본 그림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이중섭 화가의 그림을 소장하고 있는 사람에게 기부하라고만 말할 수도 없는 입장이다. 그러자면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데 그럴 자금 여력이 많지 않다는 것이 미술관측의 고민이다.


다음 아고라 같은 곳에서 모금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쳐줬으면 좋겠는데 나는 한 번도 아고라를 이용해본 적이 없어서 그럴 힘이 없다. 힘 있는 아고라 논객들이 이중섭 미술관 기부행사를 벌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면에서 베스트 기사를 기원하며, 트위터에서 적극적인 RT를 바란다.


전 세계적으로 이름이 알려진 파블로 피카소. 그의 고향은 스페인 말라가라고 한다. 하지만 그가 프랑스 파리에서 주요 작품 활동을 하기 전에 기거했던 바르셀로나에 피카소 미술관이 건립되었다고 한다. 지금은 전 세계적인들이 즐겨 찾는 명소가 되었는데, 우리 이중섭 미술관도 그러한 세계적 명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품어본다.


관련글:

이중섭화가 그림을 볼 수 있는 곳 일반인의 카페글

이중섭 미술관 홈페이지 : http://jslee.seogwipo.go.kr

 

가족과 함께하는 행복한 크리스마스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참고로 이 글은 가족과의 여행으로 예약 포스팅되는 글임을 양해 부탁드립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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